카터 전 美 대통령과 '마지막 작별' 준비하는 고향 주민들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나고 자란 지미 카터

 

대통령 퇴임 후 낙향해 주민들과 활발하게 소통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고향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기로 결정하자 주민들도 카터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마지막 작별을 준비했다.

21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시골 마을에서 땅콩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건 카터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며 임종을 앞두고 그를 추억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미국의 땅콩 산지로 유명한 플레인스는 98세인 카터 전 대통령이 나고 자란 곳이다. 노벨 평화상 수상, 조 바이든 대통령 방문, 결혼 75주년 등 카터 전 대통령의 일생일대 순간마다 관광객과 기자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다.

 

주민 필립 커랜드는 이날 플레인스 시내에 있는 자신의 기념품 가게에서 "카터 대통령은 플레인스에서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AFP에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에 굉장히 기여했다. 카터 대통령이나 그의 부인 로잘린 여사 없인 마을 회의가 돌아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건물도 한 때 그의 삼촌이 소유했던 건물"이라며 카터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커랜드의 말처럼 인구 600명의 작은 시골 마을 플레인스 곳곳에는 카터 전 대통령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땅콩 농장과 졸업한 고등학교 모두 플레인스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일대는 미 국립공원관리공단(NPC)이 관리하고 있다.

1976년 플레인스 기차역에서 대선 유세를 펼친 카터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주민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퇴임 이후 1982년 그는 부인 로잘린 여사와 함께 조지아주 플레인스 목장으로 낙향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피부암으로 건강이 악화되기 전까지 고향 플레인스 소재 마라나타 침례교회에서 수십년간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주민들과 소통했다.

주민 얀 윌리엄스는 "내 친구 카터가 최근 예배 설교에서 이 세상을 떠나는 건 '매우 괜찮다'(very ok)고 말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호스피스는 무서운 단어다. 90대에 뇌암도 이겨냈는데 좀 더 버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이 평소 장을 봤던 한 식료품점 앞에서 주민 켈빈 심스는 "카터 대통령이 참치 통조림을 담으며 우스갯소리를 건넸던 걸 기억한다"며 "친근한 동네 할아버지 같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동네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현재 카터 전 대통령이 호스피스 돌봄을 받으며 머물고 있는 소박한 자택은 시내에서 차로 2분 거리에 불과하다. 이곳에서 그는 영원한 안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마라나타 침례교회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는 카터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본뜬 4m 높이의 땅콩 조형물이 있다. 조형물 앞에는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응원하는 듯한 붉은 꽃다발 하나가 놓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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