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는 코빼기도 안보이는 美경제, 투자자들은 되레 우려…왜?

WSJ "고금리 장기화로 경기 급랭시 더 큰 고통"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너무 좋아도 걱정이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더 공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결국 경기가 급랭해 더 큰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미 경제는 침체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지표들이 강력한 경제 체력을 보여주며 금리가 처음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많은 투자자들이 확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가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연준이 심각한 경기하락을 피하면서도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아 이른바 '경착륙'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를 저울질했다. 연초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에 채권과 주식은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지표들이 경기 과열을 가리키며 월가 일각에서는 미 경제가 아예 '착륙 없이(no-landing)' 고공행진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주 나온 1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모두 예상을 웃돌았고 월간으로 소매판매는 거의 2년 만에 최대폭을 늘었다. 고용시장도 여전히 견조해 지난달 실업률은 53년 만에 최저다.

일반적으로 강력한 경제지표들이 잇따르면 시장에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지난 1년 동안 지표들이 연준의 금리 정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경기가 너무 뜨거우면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래 끌고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고금리 장기화는 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을 키우고 이는 시장에 더 큰 고통을 유도할 수 있다고 WSJ는 전망했다.

투자관리업체 파밀러앤워싱턴의 마이클 파 사장은 WSJ에 "지금이 완벽하게 착륙해 정확하게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시기일 수 있다"면서도 연준 역사상 그런 임무와 관련한 과거 기록은 형편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나온 지표 호조에 시장 참여자들은 금리전망을 처음 예상보다 더 높였다. 지난주 스탠다드앤차타드(SC)의 스티븐 잉글랜더 주요10개국(G10) 환율리서치 글로벌 대표는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의 고점을 기존의 4.75%에서 5.25%로 상향했다. 도이체방크의 매튜 루제티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금리 고점을 기존의 5.1%에서 7월 5.6%로 인상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파생상품시장 참여자들은 금리 고점을 8월 5.25%로 높여 잡았는데 이는 연초 예상했던 고점 6월 4.88%보다 크게 올라간 것이다.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 장기화 정책은 당연히 위험 자산을 끌어 내리고 침체 위험을 끌어 올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침체는 주식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뉴욕 증시 간판 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1946년 이후 발생한 침체 기간 동안 평균 24% 떨어졌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침체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잉글랜더 SC 글로벌 환율 대표는 강력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완전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이라는 아이디어에 매달리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연준이 경기 하락을 모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폴로글로벌관리의 토르세텐 스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착륙 이후에도 연착륙할 수 있지만 더 높은 금리에 대한 반응이 시작되면 모든 것은 경제 전반이 언제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주택, 자동차처럼 금리에 민감한 경제는 크게 둔화했지만 서비스 활동은 여전히 강하다고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과 연준 정책은 채권과 주식시장 모두에 최대 위험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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