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 풍선' 출구 못찾은 블링컨-왕이 회동…러 방문이 변수

"주권침해 용납 못해" vs "과잉반응" 대립

CNN "중국의 러시아 방문, 외교적 균형 시험대"

 

미국과 중국 외교 최고 사령탑들이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얼굴을 맞댔지만 정찰 풍선 여파가 지속되어 날선 공방만 오갔다고 미국 CNN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말 미국과 중국 정상이 만난 후 토니 블링컨 미 장관의 중국 방문으로 양국 관계 안전판을 만들 기회가 있었지만 풍선이 날려버렸고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미 의회에서는 초당적으로 대중 강경 대응을 주장하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다. 다만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향후 미중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방과의 관계 증진과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이루려는 중국의 시도를 시험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CNN에 따르면 중국은 제로코로나로 경제적으로 고갈돼 서방과의 외교를 강화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또 당초 블링컨 장관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가 터지면서 이를 전격 취소했었다. 이 중국 방문은 실질적인 돌파구 마련은 어렵다 해도 미중 관계의 바닥을 구축하고 정찰 풍선 같은 문제가 전면적 외교 위기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공식 대화 채널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 안전판을 만들기 직전에 정찰풍선 문제가 터져 모든 것이 무산된 것이다. 게다가 미 외교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양원이 초당적으로 대중 강경 입장을 채택하고 있는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대화 라인을 열어두려는 등 외교적으로 중국과 무엇인가를 도모하기엔 큰 정치적 부담이다. 


다만 CNN은 몇가지 변수는 있다고 보았다. 미국의 경우 정찰풍선이 의도적으로 미 영공을 침범한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보는데 이 정보가 사실로 확인되면 양국 사이 긴장이 다소 풀릴 수 있다. 또한 중국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건이다. 왕이 주임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 중국이 그 약속대로 휴전으로 가는 데 실제적으로 기여한다면 서방의 점수를 따게 되는 게 된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블링컨 장관과 왕이 주임의 회담에 대해 미국의 요청으로 만났고, 미국에게 이번 사태 책임을 지고, 중국 풍선을 격추함으로써 발생한 양국간의 관계 손상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뮌헨 회동에서 왕이 주임에게 “미국에 대한 주권침해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 다시 정찰 풍선 사태 같은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왕이 주임은 “미국이 정찰 풍선을 격추한 것은 과잉반응”이라고 주장했고 블링컨은 다시 “풍선이 정찰 활동을 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결코 과잉반응이 아니다”며 양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중국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으나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일 격추한 정찰풍선이 기상 연구용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도 티베트, 신장 등 중국 영공에서 정찰풍선을 운용하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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