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7월까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추가심사 결정

EU "시장경쟁 감소 우려…7월5일까지 2단계 심사"

양사 유럽 중복노선 4개 불과…2단계 심사 기간 시정방안 제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관해 2단계 심사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심사 기한을 7월 초로 밝힌 만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작업은 상반기 내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U 경쟁당국은 17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 건에 관해 오는 7월5일까지 2단계 심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EU 경쟁당국은 양사간 기업결합이 유럽과 한국 간 여객·화물 시장의 경쟁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봤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이후 생길 수 있는 경쟁제한 상황에 관한 시정방안을 제출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EU 경쟁당국 관계자는 "심도 있는 심사를 통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경쟁을 제한하지 않고 승객·화물운송 서비스의 가격 상승, 용량 감소,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쟁제한 우려는 심사 초기부터 언급된 내용으로 구체적 사안은 경쟁당국과 적극 협의해나갈 것"이라며 "EU 경쟁당국의 심사에 성실히 임해 조속히 기업결합 심사를 종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정방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에 관해선 "EU 경쟁당국이 2단계 심사를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1단계 심사 과정에서 시정방안을 반드시 내야 할 필요는 없다"며 "2단계의 적절한 시점에 EU 경쟁당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시정방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2단계 심사 개시가 오히려 기업결합 승인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연장된 기간 동안 시정방안에 관해 EU와 충분히 협의해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단계 심사는 영업일 기준 25일에 불과한데 이때 시정방안을 내면 10일 더 연장된다. 검토 기간이 짧은 만큼 EU 경쟁당국의 높은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게 대한항공 측 판단이다. 2단계 심사를 개시하면 영업일 기준 최대 125일까지 협의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EU 경쟁당국은 시장 상황에 관해서 심층 조사할 수 있고, 대한항공은 EU 경쟁당국과 협의를 통해 시정방안을 탄력적으로 마련할 수 있어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보고 있다. 

업계는 최근 항공사간 기업결합 추진 실패 사례와 비교했을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스페인 1위 항공사인 IAG와 3위 에어유로파는 EU 경쟁당국의 2단계 심사를 받던 도중 EC의 보완책 요구를 해결하지 못하고 스스로 합병 결정을 철회했다. 캐나다 1위 항공사인 에어캐나다와 3위인 에어트랜젯도 마찬가지다. IAG와 에어유로파의 유럽 중복노선은 70여개였고,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젯은 30여개였다. 경쟁제한성을 낮추기 위해 찾아야 할 신규진입항공사(Remedy Taker)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내 중복 노선은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4개다. 중복 노선이 적은 만큼 대체 항공사를 찾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대체 항공사 후보군을 찾는 등 2단계 심사에서 EU에 제출할 시정방안을 마련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업결합 승인 결정이 나오더라도 EU가 7월5일을 2단계 심사 기한으로 정했고, 대한항공도 기한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인수합병 작업은 상반기 내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U 외에 미국, 영국, 일본 등 국가의 승인도 아직 남아있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총 14개 국가에 기업결합을 신고했고 10개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영국은 다음달 결과를 발표한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추가 심사 계획을 밝혔다.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는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내 4개 국가의 경쟁당국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면 2025년쯤 양사 통합 항공사가 출범할 전망이다. 당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2022년 마무리하고 2년간 대항항공의 자회사 형태로 둔 뒤 2024년 통합 항공사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는데 일정이 다소 지연되는 것이다.

대한항공와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이뤄지면 세계 10위권의 대형 국적 항공사가 탄생한다.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한 '메가 LCC'도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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