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美 '섹시 아이콘' 라켈 웰치, 82세를 일기로 별세

영화 '공룡 100만년' 속 비키니 포스터로 '스타덤'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가발 사업 뛰어들기도

 

1960년대와 1970년대 미국 할리우드에서 '섹시 아이콘'으로 군림한 영화배우 라켈 웰치가 향년 8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AFP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웰치의 매니저는 AFP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웰치가 짧은 기간 병치레를 하다가 이날 오전 편안한 상태로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1940년 미 캘리포니아에서 '조 라켈 테자다'란 이름으로 태어난 웰치는 10대 때 모델 생활을 하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뮤지컬 영화 '카니발'(1964)'에 출연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영화 '보디 캡슐'(1966)·'레드로즈 특공대'(1967)·'벽 속의 여자'(1968) 등 30여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고, 1973년 영화 '삼총사'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 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대중은 무엇보다도 웰치를 마릴린 먼로를 잇는 섹시 아이콘으로 기억했다. 영화 '공룡 100만년'(1966)은 내용이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슴가죽 비키니를 입은 웰치의 모습이 영화 포스터에 실리면서 당시로선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뉴욕타임스는 짙은 갈색 머리와 육감적인 몸매의 웰치를 '살아 숨 쉬는 천연기념물'로 묘사했고, 플레이보이는 그를 '1970년대 모든 남성이 가장 원하는 여성'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웰치는 2010년 발간한 회고록(Beyond the Cleavage)에서 연기력보다 외모로 평가받는 데 대해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웰치는 "영화 포스터가 공개되면서 내 삶의 모든 게 순식간에 바뀌었고 진실한 모습은 송두리째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과장된 성적 상징에 의해 다른 모든 것들이 가려졌다"고 토로했다.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던 시기에도 웰치는 "내가 미국 내 성적 심볼을 맡게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일단 그런 쪽으로 굳어지면 길고 알찬 경력을 쌓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웰치는 1982년 영화 '캐너리 로우'를 촬영할 때 집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직접 할 것을 고집하다 해고됐다. 그는 영화 제작사 'MGM 스튜디오'를 상대로 계약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해 1500만달러(약 192억원)를 받아 냈다.

1984년에는 자신의 취미인 요가를 십분 살려 '토탈 뷰티 피트니스'란 요가 비디오를 출판했다. 이후 연기 활동을 간간이 병행하며 가발·붙임머리 사업에 뛰어 들기도 했다.

개인적인 아픔도 있었다. 20살이 되기 전 고등학교 연인이었던 제임스 웰치와 결혼했지만, 슬하에 두 자녀를 낳고 4년 뒤 이혼했다. 이후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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