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가려 모았던 마일리지 X값 된다"…대한항공에 무슨 일

4월 마일리제 제도 개편…인천~뉴욕, 1만~5만5천마일 더 들어

단거리 구간에선 마일리지 가치 상승…업계 "마일리지로 중장거리 가는 회원, 10명 중 한명"

 

"마일리지 제도가 개편된다고 해서 부랴부랴 (보너스 항공권을) 알아봤는데 전부 매진이네요. 마일리지 때문에 가격이 조금 비싸도 대한항공을 선택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 듭니다. 커피 마시고 책 사자고 마일리지를 모으지는 않죠."(30대 대한항공 멤버십 회원)

대한항공이 4월부터 마일리지 제도를 개편한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구역으로 나눴던 공제 기준을 거리에 따라 세분화하고, 마일리지 사용처를 확대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 사이에는 '개악'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할 때 좌석 등급이 높고 장거리일수록 이전보다 더 많은 마일리지가 필요해서다. 

◇인천~뉴욕 일등석 구매시 5.5만마일 더 필요…중장거리 공제 ↑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4월 1일부터 개편한 마일리지 제도를 적용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승객이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거나 좌석 등급을 올릴 때 국내선 1개와 동북아시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국제선 4개 지역으로 나눠 차등 공제한다. 그런데 앞으로는 공제 기준을 운항 거리에 따라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세분화한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개편 내용을 2020년 1월 발표해 그해 4월부터 적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시행일은 올해 4월로 3년 연기됐다.

이번 개편으로 장거리 여행객은 이전보다 더 많은 마일리지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개편 전 국제선 인천~뉴욕 항공권(편도 기준)을 구매할 때 필요한 마일리지는 이코노미석 3만5000마일, 프레스티지석 6만2500마일, 일등석 8만마일이다. 개편 후 같은 항공권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이코노미석은 4만5000마일, 프레스티지석 9만마일, 일등석 13만5000마일이 필요하다. 

해당 구간 항공권을 이코노미석에서 프레스티지석으로 좌석 승급하기 위해 필요한 마일리지도 현재 4만마일 공제에서 4월 이후 6만2500마일 공제로 늘어난다.

반면 단거리 구간에서는 필요한 마일리지가 줄어든다.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일반석의 경우 현재 1만5000마일이 필요하지만, 향후 1만마일이면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그동안 미주 지역으로 분류돼 3만5000마일 공제했던 인천~하와이 항공권은 3만2500마일만 쓰면 항공원을 살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은 "새로워지는 스카이패스 제도는 마일리지 적립, 사용 및 우수회원 제도에 더욱 합리적인 기준을 채택했다"면서 "항공 여행을 자주 하는 다수 회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반적인 혜택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2.1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마일리지족 '개악' 불만…"4월 전 발권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

대한항공의 설명과 달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마일리지 개편으로 중·장거리 노선 마일리지 공제까지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또 대한항공 측이 단거리 노선의 경우 마일리지 공제가 줄어든다고 했지만, 단거리 노선은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하면 더 싸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보통 '마일리지족'들은 중·장거리 항공권 구매를 위해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모은다. 마일리지로 뉴욕 가기가 대표적인 버킷리스트다. 이들은 대한항공 항공권 구매 시 대한항공 탑승은 물론 마일리지 적립률이 높은 신용카드도 우선 사용한다.

마일리지를 사용해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인 A씨는 "런던 인(in), 파리 아웃(out) 일정으로 티켓을 알아보고 있다"며 "4월 후에 발권하면 지금보다 1만마일이나 더 써야지 구매가 가능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4월 전에 발권이 가능하면 좋겠는데 대기를 걸어놨지만, 자리가 나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공제 기준 개편과 함께 마일리지 사용처를 늘렸다. 항공권 구입, 좌석 승급 등 외에도 호텔 숙박, 쇼핑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역시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몰에서 45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사기 위해서는 560마일이 필요하다. 1마일당 약 8원의 가치다. 제도 개편 전 인천~뉴욕 항공권(일등석)의 1마일리지 가치는 91원이다. 마일리지당 가치 차이가 10배 이상인 셈이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으로 중·장거리 항공권 마일리지 공제가 늘어나 혜택이 줄어드는 셈이지만, 이에 해당하는 이용객은 일부에 그친다고 해명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행 마일리지 공제 기준으로 중·장거리 국제선 왕복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회원은 10명 중 한 명꼴"이라며 "2019년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한 회원의 24%만 장거리 노선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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