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에 맞서지 말라했는데, 연준 조롱하는 미국 개미들

미국 증시의 오랜 격언 중 하나가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것이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은 금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격언이 나왔다.

금리가 올라가면 유동성이 줄어 증시는 하락하고, 금리가 내려가면 유동성이 늘어 증시는 상승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증시는 금리인상에도 랠리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위험자산인 증시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거시경제 지표는 일제히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소매판매가 강력하고, △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락폭이 주춤해졌으며, △ 신규고용은 급증하고 있다.

이는 모두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거시 경제지표다. 그럼에도 미국증시는 랠리하고 있다.

◇ 소매판매 20년래 최고 : 15일(현지시간) 상무부는 소매 판매가 2개월 연속 감소한 후 지난 1월에는 3% 증가한 697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의 예상치 1.9%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이는 또 2021년 3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당시에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부양책이 쏟아져 나올 때였다. 이 기간을 제외하면 2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이는 연준의 추가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지표다. 그럼에도 이날 미국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가 0.11%, S&P500은 0.28%, 나스닥은 0.92% 각각 상승했다.

◇ CPI 하락도 주춤 : 전일에도 CPI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했었다.

전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CPI가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6.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의 예상을 상회하는 것이다. 다우존스는 전월 비 0.4%, 전년 비 6.2%를 예상했었다.

지난 1년간 미국 CPI 월별 추이 - 노동통계국 갈무리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 가격과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비 0.4%, 전년 비 5.6% 상승했다. 이 또한 다우존스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다우존스는 각각 0.3%, 5.5% 상승을 예상했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는 있으나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보다 오랫동안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날 미국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 신규 일자리 시장 예상 3배 상회 : 앞서 발표된 고용지표도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했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일 지난달 비농업 부분 신규 일자리가 51만7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18만8000건을 3배 정도 상회하는 것이다. 이는 또 전월의 26만 건보다 두 배 정도 많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3.4%로 내려갔다. 시장의 예상치는 3.6%였다. 실업률 3.4%는 1969년 5월 이후 53년 만에 최저치다.

연준이 긴축 정책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위의 지표는 모두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극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증시는 연초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 JP모간 “투자자들이 연준을 조롱하고 있다” : 미국의 유명투자은행 JP모간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투자자들이 연준을 조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의 긴축에도 투자자들이 계속 주식투자를 늘리는 등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월가에는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속담이 있음에도 투자자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연준을 조롱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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