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 희망 속 기적의 생환…"최종 사망자 수, 상상초월할 것"

지진 9일만 반군 지역에 구호물자…본격 구호활동 시작

200시간 넘긴 기적 이어지지만…"추가 발견 가능성 낮아"

 

시리아 정부가 튀르키예와 맞닿은 국경 두 곳을 개방하며 '구호 사각지대'였던 시리아 반군 장악 지역에 구호 물품이 도착해 본격적인 구호 활동이 시작됐다.

지진이 발생한 지 9일째에도 200시간을 넘긴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이어졌지만 생존자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진 9일만에 마침내 시리아에 구호물품 도착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로 개통된 바브 알-살람 국경을 통해 튀르키예에서 반군 장악 지역인 시리아 북서부 지역으로 첫 번째 유엔 구호 차량이 진입했다.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에 "이 기관(유엔)은 바브 알-살람 국경을 통해 트럭 11대를 보낸 최초의 인도주의 기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진 구호품에는 위생 키트, 대피소에서 필요한 물품으로 구성된 키트, 주방 세트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바브 알-살람 국경과 알-라에 국경 등 튀르키예와 맞닿은 두 개의 국경을 추가로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시리아 국경 지대의 반군 장악 지역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반군 지역에는 원조가 전달되지 못했다. 시리아 정부와 척을 져온 서방은 튀르키예 측을 통해서만 원조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는데, 튀르키예를 통한 원조가 이어질 수 있는 유일한 국경이 폐쇄되면서다.

한편 유엔은 지진으로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900만 명의 시리아인이 피해를 입었다며 자금 지원을 호소했다. 유엔은 성명을 통해 "향후 3개월 동안 가장 시급한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3억9760만 달러(약 5050억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적 같은 구조소식 이어지지만…"추가 발견 가능성 희박"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골든타임인 '72시간'은 물론 200시간을 넘기며 구조되는 기적 같은 소식이 잇따랐다.  

튀르키예 공영방송 TRT월드는 이날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 77세 여성 파트마 구잉게르가 212시간 만에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고 밝혔다.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는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속에서 208시간 만에 시리아 출신 65세 남성과 어린 여성이 함께 구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처럼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이어졌지만 인명 구조작업이 건물 철거 및 복구 작업으로 전환되기 시작하면서 생존자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지난 13일 시리아 알레포를 방문하며 "지진에 대한 구조 단계가 끝나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는 생존자들을 위한 식량과 주거 문제 등에 집중할 단계라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에서도 추가 생존자 발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안타키아의 한 야전 병원 의사 일마즈 아이딘은 "잔해 속에서 아직까지 살아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기적이다"며 "앞으로 생존자들은 더 위독한 상태에 빠질 것이고 많은 이들이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가족을 잃었다는 안타키아의 한 공무원은 "이제는 시신을 발견할 수 있기만 해도 기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최종 사망자 수는 상상을 초월할 것"

이처럼 추가 생존자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앞으로 집계되는 사망주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임스 엘더 유니세프 대변인은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비극적이지만 분명한 사실이다"며 "최종 사망자 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mind-boggling)"고 말했다.

그린란드부터 러시아 극동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한스 쿨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국장은 구호활동가들이 "이번 세기에 이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자연재해에 직면했다"며 "양국에 걸쳐 2600만명의 사람들이 도움을 필요하며 완전한 복구에는 놀라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튀르키예와 시리아 전역에서 4만1232명이 넘는 사망자가 확인됐다. 튀르키예에서만 3만5418명, 시리아에서는 5814명이 숨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10만5505명이 다쳤고 건물 잔해에서 약 8000명의 생존자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지진은 1923년 튀르키예 공화국 건국 이래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됐다. 그동안 이 기록은 총 3만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1939년 에르진칸 대지진이 차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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