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대 여성 청소년 60%가 절망·우울감 호소…'정신 건강 적신호'

 

성소수자 청소년도 높은 수준의 우울감·폭력성 보여
학교에서 건강한 유대 관계 형성해야

 

미국 10대 여성 청소년 5명 중 3명이 지속적인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청소년의 2배 수준이다. 또한 여성 청소년 3명 중 1명은 심각하게 극단적 선택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슬픔 및 우울감을 느끼는 청소년 비율이 지난 10년 중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2021년 하반기에 미국 청소년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CDC는 "젊은이들이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요약했다.

◇여성 청소년 정신 건강에 켜진 '적신호'

여성 청소년의 57%는 최소 2주 이상 지속적인 우울감을 느꼈다. 10년 전보다 63%가량 대폭 늘어난 수치다.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 청소년도 2017년 이후 20%가량 증가했다.

CDC 연구진은 "10대 소녀들의 정신 건강 수준이 지난 어느 때보다도 부실하며 극단적 선택을 고려하는 비율도 역대급으로 높다"고 우려했다.

캐슬린 이디어 CDC 연구원은 NYT에 "폭력 경험을 조사한 결과, 여성 청소년이 모든 종류의 폭력을 남성보다 더 많이 경험한다"며 단순한 수치 증가뿐만 아니라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10대 남성이 성폭력을 저지르게 되는 요인에 대해서도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소수자(LGB) 청소년도 위험군

성소수자 청소년은 높은 수준의 폭력성,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에서도 5명에 1명꼴로 조사 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 설문조사는 학생들의 성별 정체성을 제외한 성적 지향에 대해서만 질문했다. 때문에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정신 건강 위험 요소는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팬데믹 이전부터 '우울감' 증가세…해결책은?

주목해야 할 부분은 10대 정신 건강 악화가 세계적인 팬데믹 이전에 이미 증가세였다는 점이다.

일례로 롱아일랜드의 한 의료 센터에 극단적 선택 시도로 입원하는 청소년 수는 1982년 250건, 2010년 3000건, 2022년 8000건으로 급증했다.

코리 그린 박사는 "대유행 이전에도 (10대) 정신 건강이 위험했지만 지금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말했다.

빅터 포나리 아동·청소년 정신과 박사는 10대 정신 건강 악화 경향이 스마트폰 확산과 동시에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완전히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소셜미디어(SNS)가 극단적 선택·우울감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확신했다.

CDC는 보고서를 통해 학교에서의 건강한 유대 관계가 청소년 정신 건강을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DC는 "중·고교에 유대감을 느끼는 젊은이는 20년 후에도 정신 건강 상태가 더 양호하고, 폭력의 가해자 및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작다"며 "약물에 손을 대거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가능성도 작다"고 보고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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