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애플 텃밭' 美서 삼성페이 써보니…'낮은 인지도' 숙제

'NFC 결제' 지원돼 미국 현지서도 결제 문제 없어

'저조한 인지도' 과제…美페이시장 연 20%씩 성장 전망

 

"여기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나요?"
"그게 뭐예요? 애플페이 같은 거?"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 언팩 행사가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매소닉 오디토리움 인근 대형 슈퍼마켓 '트레이더스 조'.

매장에서 과자와 식료품을 사고 점원에게 '삼성페이'가 되는지 물었다. 그는 "Pardon?(네?)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또 'Contactless Payment'(비접촉식 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애플페이' '구글페이' 같은 것을 말하는지 답변이 왔다. 우여곡절 끝에 NFC(근거리 무선 통신) 단말기에 삼성페이를 댔더니 결제가 됐다.

애플과 현대카드가 지난 8일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달초 미국 현지에서 삼성페이로 물건을 사봤다.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LA)에서 1주일가량 머물며 카페·슈퍼마켓·테마파크 등 12곳에서 삼성페이로 결제를 시도했는데 모두 성공했다.

 미국에서 삼성페이 결제시 뜨는 지원 화면. 2023.02.01. 오현주 기자


이곳은 모두 NFC 단말기를 사용하는데, 삼성페이의 경우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뿐만 아니라 NFC 기술도 지원하기 때문.

물론 삼성페이를 통한 해외결제는 삼성카드·우리카드 등 '마스터' 브랜드가 있는 카드 뿐이지만, 해당 카드를 삼성페이에 연동시켰더니 별도 절차 없이 바로 결제가 가능했다.

쉽게 말해, 미국 현지에서도 한국처럼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삼성페이만으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었다. 다만 삼성페이의 인지도는 애플페이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세계 3대 초콜릿 '기라델리' 매장. 2023.02.01. 오현주 기자


세계 3대 초콜릿으로 불리는 기라델리의 샌프란시스코 매장 NFC 단말기에는 '삼성페이' 로고 없이 '애플페이'와 '구글페이' 로고만 적혀 있었다.  

여기서도 삼성페이 결제가 지원됐지만, 매장 직원 A씨는 "애플페이도 있는데 삼성페이를 왜 쓰는지 모르겠다"며 "삼성페이를 물어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낮은 인지도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펄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미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 점유율은 5%에 그쳤다. 반면 1위 애플페이의 비중은 92%로 압도적이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인 '삼성페이'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힘을 못쓰는 모습이다. 그간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소비자층을 꼭 붙어들어둘 수 있는 '핵심 무기'로 꼽혔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따라서 삼성전자에게 해외 시장 맞춤 마케팅 확대라는 과제가 크게 꼽히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생체 인식 기반 보안 솔루션 '삼성패스'를 삼성페이에 통합해 한국·중국·미국 등 20개 국가에 선보였는데 좀더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국 간편결제 시장 역시 덩치를 키우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비접촉 결제 시장은 2020년 1조3400억 달러에서 연평균 20%씩 성장해 2028년 6조2500억 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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