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 뒤에 숨어 튀르키에 대지진 조롱한 佛 주간지 샤를리 엡도

이슬람계 난민 상대로도 혐오 만평 그려

누리꾼 '이 매체 유일한 수입은 이슬람 혐오'

 

프랑스의 한 풍자 주간지가 튀르키예(터키)의 대지진을 조롱한 만평을 게재해 공분을 사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주간지 '샤를리 엡도'는 '튀르키예 지진'이라는 만평을 공개했다. 무너진 건물과 잔해 속에 거꾸로 처박힌 자동차를 그린 드로잉 아래에는 '탱크를 보낼 필요도 없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샤를리 엡도가 언급한 탱크는 지난 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WSJ는 튀르키예 업체 최소 13곳이 러시아군에 플라스틱·고무·차량 등 전차(탱크) 재료로 쓰이는 원자재를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즉, 러시아에 군수물자를 지원하던 튀르키예가 대지진 수습 때문에 '제 코가 석자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대지진은 1만5000명이 넘는 인명피해를 남겼다. 생존자 및 희생자 수색 진행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계속되는 여진도 변수다.

 

전 세계 국가들은 인도주의적 지원에 나섰다. 튀르키예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스라엘·인도·그리스·스웨덴까지 힘을 보태는 마당에 샤를리 엡도의 만평은 프랑스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파리에 거주하는 토마스(24)는 튀르키예 국영 매체 아나돌루 통신에 "(만평을 보고) 전혀 웃기지 않는다" "웃어주기도 김빠진다"고 혹평했다. 베누아는 "탱크 (문구는 지진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꼬집었다.

오마르 술레이만 이슬람 학자는 "그동안 프랑스는 갖은 수를 써서 우리를 비인간적으로 취급해 왔지만 이슬람인 수천명의 죽음을 조롱하는 것은 역대급"이라 비판했다.

알자지라는 "이 매체의 유일한 수입원은 이슬람 혐오"라는 누리꾼 반응을 전했다.

튀르키예 대지진을 조롱한 샤를리 엡도에 한 누리꾼이 '이 매체의 유일한 수입원은 이슬람 혐오다'고 논평했다. (트위터 갈무리)


샤를리 엡도가 풍자와 표현의 자유라는 방패 뒤에 숨어 이슬람계를 조롱·혐오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5년에는 꼬마 쿠르디 아일란을 소재로 삼았다가 뭇매를 맞았다. 아일란은 피난 중 보트가 전복돼 숨진 채 튀르키예 해변으로 쓸려왔다. 샤를리 엡도는 목숨 걸고 피난길에 오른 난민을 패스트푸드점에 가고 싶어 고향을 등진 것처럼 묘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매체는 '꼬마 아일란이 자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독일에서 여성의 몸을 더듬었을 것'이라는 문구가 삽입된 만평을 게재했다. 이미 숨진 3살짜리 난민을 상대로 성범죄자 프레임을 씌운 것이다.

앞서 샤를리 엡도는 같은 해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 금지된 무하마드를 만평화 했다가 극단주의 무장 괴한의 총기 테러로 10명 이상이 숨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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