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정찰풍선 5개 대륙서 발견, 크기·능력 다양…동맹과 접촉"
- 23-02-09
NSC 전략소통조정관 "美, 中정찰풍선 영향받은 유일한 나라 아냐"
백악관, 바이든-시진핑 통화 가능성 질문에 "발표할 통화계획 없다"
미 백악관은 중국이 이른바 '정찰 풍선'을 전 세계 5개 대륙에 걸쳐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하는 위스콘신주(州)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풍선들은 모두 (중국 정부의) 일부이며, 정찰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지난 몇 년간 중국의 풍선은 5개 대륙에 걸쳐 여러 나라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국무부에서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번 정찰풍선 사태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통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선 발표할 통화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접근에 있어 매우 분명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면서 "중국과는 전략적 경쟁 관계를 유지하되 어떤 갈등의 심화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정찰 풍선에 대해 첨단 첩보활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기상 연구를 수행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6일 약 40개국 대사관의 150여명의 외교관을 초청해 중국의 정찰 풍선과 관련한 브리핑을 했다.
국무부는 또 모든 미 대사관에 동맹 및 파트너와 공유할 수 있는 정찰 행위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일 복수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의 정찰풍선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타국의 군사 자산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운영해 온 대규모 정보 감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중국의 하이난성이 근거지라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하와이와 플로리다, 텍사스, 괌 상공에서 최소 4개의 중국 정찰 풍선이 발견됐고, 중국은 2018년 이후 일본과 인도, 베트남, 대만, 필리핀 등을 포함해 중국의 전략적 관심 대상에 해당하는 지역의 군사 자산에 대해 풍선을 통한 정찰 활동을 벌였다고 WP는 전했다.
CNN도 중국의 정찰 풍선이 최근 몇 년 동안 5개 대륙에서 최소 24개 임무를 수행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워싱턴DC 외신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중국의 정찰풍선이 세계 각지에서 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중국의 정찰 프로그램에 대해 더 알 필요가 있는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를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이 정찰풍선 프로그램을 지난 몇 년간 개선 및 증대시켰다고 소개한 뒤 "미국은 (중국의 정찰)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은 유일한 국가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가 이 사실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정찰풍선을 보낸 사실을 해당 국가가 모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우리는 동맹과 파트너가 우리가 파악한 중국 정찰풍선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한국이나 북한에서도 정찰풍선이 발견됐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대화를 비공개로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중국의 정찰풍선들이 "적어도 라틴 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유럽과 같은 5개 대륙 및 지역에서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중국이 사용하고 있는 정찰 풍선은 정보 수집 및 자산이라는 공통적인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정찰 풍선은) 다양한 크기와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격추된 정찰 풍선 이전에 미국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풍선은 트럼프 행정부 때 3건, 바이든 행정부 때 1건 등 총 4건이라며 "왜 중국이 계속해서 이러한 유형의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다른) 국가의 영공과 주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측이 정찰풍선을 격추한 후 전화통화를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고 재차 소개하면서 "우리는 갈등을 추구하지 않고 소통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민간용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100%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번 정찰풍선 사태를 계기로 "중국의 감시용 풍선 프로그램을 더 잘 이해하고, 그 정보를 적용해 이같은 종류의 물체를 추적하는 능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미 당국은 지난 4일 F-22 전투기를 동원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영공에서 정찰 풍선을 격추했다.
해당 정찰 풍선은 지난달 28일 알래스카주(州) 영공에 진입한 뒤 30일 캐나다 영공으로 갔다가 31일 다시 미국 아이다호주로 넘어왔다.
이후 지난 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지하 격납고가 있는 몬태나주 상공에서 머물렀다. 당시 미 행정부는 격추를 고려했지만, 지상에 있는 국민들의 안전을 우려해 격추를 보류해 왔다.
당시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는 자국 본토 상공과 중남미에서 비행 중인 고고도 정찰 기구를 탐지했다며 이는 중국의 소행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격추해 바다에 떨어진 정찰풍선의 수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라이더 대변인은 설명했다.
전날 기상 상태가 양호했던 덕분에 잠수부와 폭발물처리반이 수중에서 작업했고, 연방수사국(FBI)과 해군범죄수사대(NCIS)가 잔해를 분류하고 추가적인 처리를 위한 운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국정연설에서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한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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