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강진 사망 7,800명 넘어…이재민 2,300만명 달해

이틀밤째 생존자 수색·구조 계속…WHO "사망자 수천명 단위로 증가할 것"

폭설·도로파괴로 구호 지연…여진과 붕괴 우려로 강추위 속 이재민들 노숙

 

튀르키예(구 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7,800명을 넘어섰다.

구조 당국과 민간 구호단체 등은 영점을 오르내리는 추위와 악천후 속에 지진 발생 이틀째인 7일 밤에도 필사적인 생존자 수색과 구조를 이어 가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전날 이 지역을 뒤흔든 규모 7.8과 7.5의 강진으로 튀르키예에서는 5,894명이 사망하고 3만4,000명 이상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시리아에서는 최소 1,93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구조와 시신 수습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집계한 것이어서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으로도 사망자가 수천명 단위로 계속 늘 것이라며,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1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니세프(UNICEF)는 수천 명의 어린이가 사망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WHO는 미국의 민관 합동 재난관리기구 '태평양재난센터'(PDC)의 추산을 인용해 이번 지진으로 2,3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는 추산을 내놨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튀르키예 당국에 따르면 서쪽으로는 아다나에서 동쪽으로는 디야바크르까지 약 450km, 북쪽으로는 말타야에서 남쪽으로는 하타이까지 약 300km에 걸쳐 약 1,3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파괴된 건물은 거의 6,000채에 이르렀다.

시리아 당국은 진앙으로부터 약 250km 떨어진 하마에서도 사망자들이 나왔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81개 주 중 지진 피해가 큰 10개 주에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붕괴된 건물 잔해에서 8,000여명이 구조됐으며, 정부가 제공한 임시숙소 등에 38만명이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이래 두 번째 밤에 들어서면서 구조대는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된데다가 폭설이 오는 등 악천후도 겹쳐 구조와 구호 작업이 늦어지고 있으며 추위로 생존자들의 '골든타임'이 단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시리아 반군 점령 지역에는 유엔 구호물자도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밝혔다. 이는 유일한 전달통로인 밥알하와 검문소로 이어지는 도로가 지진으로 파괴됐기 때문이다.

여진 등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우려와 손상된 건물 붕괴 위험이 있어 이재민들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집 등 건물 안에 머무르지 않고 밖에서 자는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NYT는 WHO 유럽사무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매분, 매시간이 지나면 살아 있는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다음 주에 사망·부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며 사망자가 초기 통계보다 8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민들은 당국의 대응이 늦고 부족하다고 분노와 절망을 표현하고 있다.

집이 붕괴하고 친척들이 실종 상태인 말타야 주민 무라트 알리나크는 로이터통신에 "여기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우리는 눈이 내리는데 집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라며 "나는 뭘 해야 하나?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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