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노천탕女 1만명 '도촬'…온천의 나라 日 발칵
- 23-02-03
50대 남성 주도 '몰카 그룹'…의사·공무원도 가담
망원렌즈 동원, 역할 분담…수면제 먹여 성추행도
일본에서 온천을 돌며 여성 이용객들을 불법 촬영해온 조직이 마침내 붙잡혔다. 조직의 우두머리 격인 50대 남성은 약 30년에 걸쳐 범행을 이어왔고, 피해 여성은 1만명에 이른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2일 보도했다.
일본 시즈오카현 경찰서는 이른바 '몰래카메라 그룹'을 결성, 활동해 온 A씨(31·의사), B씨(20·무직), C씨(54·무직) 등 3명을 아동포르노 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경찰은 2021년 12월 몰래카메라 범죄 집단의 리더격으로 여겨지는 사이토 카바야시(50)를 체포했다.
이후 1년 여에 걸쳐 일당 검거 작전을 전개, 11개 광역단체(도도부현)에서 총 16명을 검거했다. 여기에는 국가직 및 지방직 공무원, 민간기업 임원 등이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그동안 관계처 80개소를 수색했으며 하드디스크, PC 등 1200점이 넘는 증거물을 압수했다.
이들은 사이토를 중심으로 모임을 갖고 몰래카메라 기술을 배우고 은어를 사용하며 정보 등을 공유했다.
이어 노천탕에서 수백m 떨어진 산속에서 망원 카메라로 목욕 중인 여성을 촬영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산속에서 노천탕을 불법 촬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천탕 외벽에 LED 조명을 설치한 운영자 사다이 야스오씨. (요미우리신문 갈무리) |
특히 이들은 여성의 목욕 전후 옷차림을 찍는 담당, 지인 여성을 온천 여행 등으로 몰래 촬영하는 담당, 영상에 자막을 달아 편집하는 담당, 지인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여 성추행하고 이를 촬영하는 담당 등 각자 역할을 정해 활동했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은 판매 목적이 아닌 그룹 내에서 '상영회'를 열고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도촬의 카리스마'라는 별명으로 그룹 내에서 중심 역할을 하던 사이토는 "20세 무렵부터 약 30년간 100개 이상 지역에서 몰래 촬영해왔다"고 털어놨다.
또 일본 전체 47개 광역단체 중 오키나와현을 제외한 46곳에서 몰래 촬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1만명이 넘는 여성을 불법 촬영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사이토가 "도촬을 통해서 약 100명의 사람을 알게 됐다"고 진술함에 따라 경찰은 수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조직적인 노천탕 몰래카메라 사건이 잇따르자 일본 현지에서는 몰래카메라를 막기 위한 기기를 도입하는 온천시설도 나오고 있다.
한 노천탕에서는 외벽에 LED 조명을 설치했다. 인근 산에서 몰래 이 노천탕을 찍으려고 시도해도, 조명에 따른 역광으로 촬영이 쉽지 않다.
이 노천탕 운영자 사다이 야스오(74)씨는 "먼 산에서 몰래 촬영한다고는 생각도 못 했으나, 이렇게 조치했으니 안심하고 노천탕을 즐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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