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지폐 '엘리자베스2세 英 여왕' 교체…후속 인물 미정
- 23-02-02
찰스3세 외 다른 인물도 고려…신권 발행까지 수년 소요
여왕 서거로 군주제 폐지 논쟁…노동당 정부는 개헌 추진
고(故)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초상이 들어간 호주 지폐가 교체된다. 여왕의 뒤를 이은 찰스3세 국왕 외 다른 인물도 고려 대상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 연방준비은행(RBA)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초상화가 담긴 5호주달러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RBA는 새 지폐에 대해 "원주민(애버리지니)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고 존중하기 위한 디자인이 될 것"이라며 변경 뒤에도 "지폐 뒷면에 그려진 호주 연방의회 의사당 사진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화를 지지하는 호주 연방정부와 협의를 걸친 끝에 내리는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서거하자 호주에선 입헌군주제 유지를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이를 의식한 듯 당시 호주 정부는 찰스 3세 현 영국 국왕의 신권이 자동으로 발행되는 건 아니며 다른 호주 인물로 대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호주 정부는 그간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지폐 속 위인으로 남아 있던 이유에 대해 그의 직위가 아닌 성품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영 연방국인 호주는 영국 국왕이 호주 국가원수직을 겸임한다.
앞서 1999년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호주 국민 54%는 현 입헌군주제 유지를, 대통령제로의 변화(45%) 대신 선택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정권을 잡은 중도좌파 성향의 호주 노동당 정부는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재추진 중이다. 애버리지니를 대변하는 기구를 헌법기관으로 설치하기 위해서다.
최근 호주 사회의 바뀐 분위기로 인해 헌법이 개정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실제로 2021년 호주 정부는 "젊고 자유로운 나라"라는 구절이 애버리지니의 역사를 부정한다는 비판을 수용해 국가 일부를 수정한 바 있다. 관련 국민투표가 진행될 경우 입헌군주제 존치 여부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RBA는 헌법개정 여부와는 별개로 새로운 5호주달러 지폐 디자인에 애버리지니 대표 협의체와 지속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신권 발행까지는 최소 수년이 소요되며 그전까지는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그려진 지폐가 유통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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