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배종덕 목사] 더 좋은 은혜
- 23-01-30
배종덕 목사(벨뷰 한인장로교회 담임)
더 좋은 은혜 히브리서 6:9~20
한 청년의 이야기가 TV 다큐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습니다. 이 청년은 많은 노력 끝에 대기업에 취업이 되어 가족에게는 자긍심과 보람을 안겨준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 입사 1년만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평생 재생 타이어 만드는 일에 종사하시면서 아들만은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서 일하기 소원했던 아버지께서 누구보다 큰 실망을 하셨습니다. 이유야 많겠지만 오랫동안 노력하여 얻은 대기업 생활은 기대했던 바가 아니었으므로 청년은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남유다 왕국이 바빌론에 패망하고 국민들은 노예가 되었습니다. 약 70년의 세월이 흐른 후 당시 왕이었던 고레스의 허락을 받아 일부 백성들이 성전 재건을 위해 가나안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소원했던 성전 재건이 완성되었지만 그 영광은 처음 성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법궤도 다시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자신의 모습을 계시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에게 성전의 영광이 흐려졌습니다. 이 때 학개 선지자는 ‘나의 영이 계속하여 너희 가운데 머물러 있다’고 선포합니다.
오랫동안 기다린 약속의 결과에 실망하게 될 때, 우리의 시야가 흐릿하게 됩니다. 날씨가 맑은 날 안개가 드리우면 시야가 흐려집니다. 가나안에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의 눈앞에 재건된 성전은 그들의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습니다. 성전의 영광이 흐려졌을 때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에 보다 본질적인 접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령께서는 이 때 그리스도가 보이도록 인도하십니다(학2:4-5).
히브리서 6장은 그리스도인들이 누려야할 더 좋은 은혜에 대해 말씀합니다. 1절부터 8절에서 ‘그리스도의 초보’에 대해 전한 저자는 이제 그 주제를 ‘더 좋은 것 곧 구원에 속한 것’으로 옮겨 갑니다. 성도의 환경이 힘들고 고난이 겹친다 할지라도 근면과 믿음의 인내로 ‘약속들을 기업으로 받는 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여기서 기업으로 받는다는 것은 ‘마침내 확실히 소유한다’는 의미입니다. 약속된 것을 상속받는 사람들이란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 믿음과 인내로 약속된 것을 획득하여 소유하는 자들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초보’를 버리고 ‘더 좋은 은혜’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성령의 임재를 통해 분명해지는 그리스도의 은혜입니다.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백성들은 하나님의 언약대로 살아 보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또 시도하다가 실패하는 역사를 살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되찾기 위해 몇 번이고 계속해서 자비를 베푸셨지만, 율법은 백성들이 삶에 능력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은 자기 뜻에 관한 지식을 주실 뿐만 아니라 자기 백성의 새로워진 마음에 새 언약을 써 주실 것입니다(렘31:33). 이제는 성령의 임재를 통해 하나님이 우리 마음 가운데 거하십니다. 성령께서는 우리 안에 임재하셔서 ‘태초부터 있던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시고 보게 하시고 손으로 만지게 하십니다(요일1:1-2). 약속은 마침내 성령을 통해 ‘손에 들어온 결과’가 됩니다.
우리는 ‘영생’하면 황금 길이 펼쳐져 있고, 행복이 충만하며, 고통이 없는 천국을 떠올립니다. 천국에서는 눈물이 없고, 죽음과 슬픔이 없으며, 그곳의 길은 환금으로 포장되어 있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드리는 영원한 예배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진실하고, 모든 것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요소들이 천국을 천국 되게 만드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옥이 지옥인 이유가 그곳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기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로 천국이 천국인 이유는 그곳에 하나님이 계시며,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시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안에 성령께서 임재하시면 지금 이곳이 천국입니다. 성령과 함께 우리의 흐릿한 시야가 밝아질 때 우리는 하나님을 알게 되고 예수 그리스도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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