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불복' 시위 격화에 페루 대통령 '휴전' 제안

볼루아르테 대통령 대화 제의, 사임론 차단

한 달간 경찰·시위대 충돌로 최소 46명 사망

 

페루에서 전임 대통령 탄핵에 불복한 시위가 한 달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디나 볼루아르테 현 페루 대통령이 시위대를 향해 휴전을 제안했다. 다만 대통령직 사임 가능성은 일축했다.  


24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이날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를 향해 "대화의 물꼬를 트고 권역별 의제를 조정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휴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대화와 평화, 통합을 요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직 사임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의 사임 가능성에 대해 외신 기자들이 묻자 "사임으로 국가적 위기와 폭력 사태를 해결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페루 의회가 2024년 4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기는 데 2월까지는 동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다. 적어도 총선이 치러질 때까지는 대통령직을 계속 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7일 페루 의회가 뇌물 수수와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이후 페루에선 한 달 넘게 탄핵 불복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 후임으로는 같은당 소속인 당시 볼루아르테 부통령이 자동으로 임명됐다.



탄핵 불복 시위는 갈수록 격화되며 반정부 양상을 띠고 있다. 전국 주요 도로를 막고 점거 농성을 벌여온 시위대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며 의회 해산과 헌법 개정을 요구했다. 또한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
AFP에 따르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지금까지 최소 4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페루 정부는 지난 15일 수도 리마를 포함한 4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들 지역에선 한 달 동안 집회·시위 및 통행의 자유가 제한되며 치안 유지를 위한 군대의 개입이 허용됐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경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유혈 사태의 책임은 권력 유지와 수사 회피를 위해 시위대를 선동한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향해 "검찰 답변을 거부하고자 쿠데타를 시도했고 불법 무장단체를 동원해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당신 때문에 조국은 피 흘리고 있다"고 직격했다.  

AFP는 시위가 계속되는 원인으로 현지 원주민들의 박탈감을 꼽았다. 페루 남부 빈곤층 주민들은 그간 좌파 성향의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고 생각한다. 페루 의회가 탄핵 하루 만에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볼루아르테를 대통령으로 임명하자 이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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