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북극곰 공격 2명 사망사건은 ‘기후변화 역습’

알래스카 서부 끝 웨일스서 20대 엄마와 한 살 아들 공격 

북극곰 사람공격 30여년만 일… “빙하 녹아 주민과 접촉”


지난 주 알래스카에서 북극곰이 민가로 찾아와 주민들을 공격해 2명이 사망한 사건을 놓고 ‘기후변화의 역습’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례적으로 평가받는 북극곰의 사람 공격은 앞으로도 자주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돼 현지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알래스카 서부 끝인 웨일스에서 눈속에 잘 보이지 않았던 곰이 민가쪽으로 접근해 공격하면서 서머 마이오닉(24)과 그녀의 한살짜리 아들인 클라이드 웅투와즈루크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마을 병원과 학교 사이를 이동하다 변을 당했으며 문제의 북극곰은 마을 학교 건물 진입까지 시도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학교 직원들이 북극곰을 발견하고 사람들을 안으로 대피시키려 했으나 이 모습을 본 북극곰이 사람들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학교 교장이 문을 서둘러 닫아 북극곰의 진입을 막았다.

이 북극곰은 다른 주민들까지 공격하려다 결국 주민들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인구 약 150명의 작은 마을인 웨일스는 베링해협에 접하고 있어 러시아와 약 50마일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높은 위도와 추운 날씨로 북극곰의 출현이 예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북극곰이 한겨울에는 보통 민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특히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북극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알래스카에서 북극곰의 공격에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1990년 이후 약 30년 만이다.

다만 먹이가 부족할 때는 북극곰이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북극 인근 알래스카 마을에서는 북극곰 습격 대비 순찰대를 조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덴마크, 노르웨이 등지에서 1870년부터 2014년 사이 약 140년 동안 북극곰이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총 73차례다. 이 중 사망자는 20명이었다.

현지 매체 ‘앵커리지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1990년 포인트레이 마을에서 한 남성이 피살된 사건이 가장 최근이다. 당시 전문가들은 사람을 공격한 북극곰은 굶주린 상태였다고 진단했었다.

이번 사건을 놓고 지역 주민들과 환경론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곰들이 설 자리를 잃은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빙하가 녹고 북극해가 개방되면서 북극곰들이 육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주민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사냥이 어려워진 북극곰들이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사람의 거주 구역까지 내려와 마찰을 빚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북극곰은 최대 1,700파운드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몸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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