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서도 안전한 동네였는데…" 때아닌 총격에 중국계 주민들 충격 호소

 몬터레이파크, 주민 3분의 2 아시아계…"신 차이나타운"으로 불리기도

"총격과 범죄하고는 거리 먼 동네"…주민들 불안감 나타내

 

"여긴 밤에도 혼자 걸어다닐 수 있고, 총기 폭력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아주 안전한 지역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몬터레이파크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하자 주민들은 이같이 충격을 호소했다.


AFP통신은 몬터레이파크 주민들이 대부분 중국계 등 아시아계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중국어로 된 신문을 읽고, 대부분의 상가 간판들이 중국어로 돼 있었으며, 인터뷰를 위해 접근한 주민들의 대다수는 영어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LA 도심에서 약 11㎞ 떨어져 있는 몬터레이파크는 LA의 '신(新) 차이나타운'으로 여겨지고 있었다고 AFP는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인구통계국 자료를 인용, 몬터레이파크 주민의 3분의 2가 아시아계이며 이 지역에 중국 음식점과 중국 식당이 대거 분포해 있다고 전했다.


21일(현지시간) 밤 총격 사건이 벌어진 댄스 홀 주변에는 축제의 흔적은 사라지고 현지 경찰의 노란 '출입금지' 테이프가 쳐져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최소 10명이 숨지고, 또다른 10명이 부상해 치료를 위해 지역 병원에 옮겨졌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현지 매체들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부상자 중 상당수가 중년이었다.


몬터레이파크에서 40년을 살았다는 전직 수의사 윈 랴우(57)는 AFP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총격) 사건은 여기서 일어난 적이 없다"며 "매일 장을 보려고 지나다니는 길에서 이런 학살이 일어났다는 게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랴우는 경찰 헬기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여기는 밤에도 혼자 다닐 수 있고 총기 폭력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아주 안전한 지역이었다"고 충격을 토로했다.


IT업계 종사자인 주민 켄 님(38)은 개를 산책시키며 "여기선 정말 별일이 없었다"며 "20년간 여기서 살았는데 범죄를 겪은 거라고는 내 차에서 누가 촉매변환기를 훔쳐간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님은 "정말 슬픈 일이다. 이 나라가 미쳐가고 있다. 우리는 다른 도시와 다른 주에서 대규모 총격 사건을 목격했지만 이제 그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말레이시아계 보안 요원인 데이비드 콴 또한 AFP 인터뷰에서 불안을 호소했다. 그는 "LA의 다른 지역에서는 폭력 사건이 자주 일어나지만 내가 사는 지역사회에서 본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중국상공회의소 LA지부 회장인 체스터 총은 경찰 저지선 앞에서 "아내가 즐기고 있는 행사에 초대받지 못한 남성이 질투심에 저지른 사건일 수 있다. 문제는 이 나라에 총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총을 들고 바보 같은 짓을 하는건 너무 쉽다"며 총기 소지가 지나치게 자유로워선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사건 초기만 해도 이번 총격은 증오범죄로 추정되고 있으나, 용의자가 아시아계 남성으로 추정되면서 이 분석은 힘을 잃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몬터레이파크는 음력설을 기념하는 즐거운 밤을 보냈어야 하는데, 그 대신 그들은 끔찍하고 무자비한 총기 폭력 행위의 희생자가 됐다"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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