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아던 총리 사임에 '살해 위협'이 영향 미쳐

3년간 아던 총리 위협 3배 가까이 증가…백신 의무 접종에 반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사의를 밝힌 데 살해 위협 등 총리 개인을 향한 공격이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데비 응가레와-패커 뉴질랜드 마오리당 공동대표는 "뛰어난 지도자가 끊임없는 개인화와 비방으로 공직에서 쫓겨난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의 가족은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비하적이고 추악한 공격을 견뎠다"고 덧붙였다.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도 "아던 총리는 재임 기간 전례 없는 증오와 독설에 직면했다"며 "우리 사회의 과도한 양극화를 계속해서 묵인할 것인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최근 3년간 아던 총리에 대한 위협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개별 위협의 동기를 일일이 분류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백신 의무 접종 반대론자,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사건 이후 아던 총리가 제안한 총기 규제법에 반발하는 이들이 위협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 1년간 다수의 남성이 아던 총리를 암살하겠다고 위협한 혐의로 체포되거나 형사 고발을 당했으며, 한 남성은 국가의 전력망 연결을 파괴하려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아던 총리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그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대에 시달렸다. 일부는 "나치!"라고 소리치며 아던 총리가 탄 차량의 뒤를 쫓기도 했다.

뉴질랜드 테 푸나하 마타티니 연구소의 온라인 극단주의 모니터링 프로젝트 담당자 케이트 한나는 아던 총리를 향한 위협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것이 그가 자리를 떠나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나는 "지난 3년간 우리가 관찰한 위협이 아던 총리의 사임에 분명히 기여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보는 것은 살해 위협과 같은 절대적으로 저속하고 폭력적인 비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던 총리는 살해 위협 등이 사임의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에 대한 위협이 사임에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말에 "정치인도 인간"이라며 "영향은 있다. 그러나 그것이 내 결정의 기초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아던 총리는 지난 2017년 37세 나이로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총리직에 오른 여성이다. 저신다마니아(Jacindamania)' 현상을 일으키며 좌파 정치와 여성 리더십의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처와 물가 상승 등은 지지율 부진으로 이어졌고, 19일 사의를 전격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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