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간 수십차례 성폭행 저지른 현직 경찰관에 영국 사회 '충격'

수차례 신고에도 '안일 대처' 경찰…수사망 확대중

총리실 "끔찍" 비판…경찰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

 

현직 경찰관이 20년에 걸쳐 여성들을 상대로 수십 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지면서 영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경찰 당국이 그에 대한 심층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다른 경찰관들에게도 범죄 혐의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자신의 직업과 지위를 이용해 지난 20년 간 수십 차례 성폭행과 강간 등 성범죄를 저지른 영국 경찰관 데이비드 캐릭(48)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이트 웹사이트 등을 통해 피해자에 접근,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주며 경찰 직분을 이용해 신뢰를 쌓은 그는 약 20년 동안 24건의 강간 혐의를 비롯해 9건의 성폭행, 2건의 강간 미수, 3건의 허위감금 등 49건의 범죄 혐의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범죄는 2020년까지 대부분 그가 거주했던 하트퍼드셔에서 발생했으며 피해 여성들을 장기간 성폭행하고 먹고 자는 것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자녀들과 대화조차 나누지 못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가 현직 경찰관이라는 사실로 인해 다수의 피해 여성들은 신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1년 런던광역경찰청에 임관한 캐릭은 2009년 의회·정부청사·외교보호사령부 등을 담당하는 무장 경찰로 승진, 특수 부서(PaDP)에서 근무했다. 

 

◇ 수차례 신고에도 '안일 대처' 경찰에 비판 목소리 높아져

2000년부터 캐릭을 두고 9번이 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 당국은 안일하게 대처해온 것으로 드러나 비판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2021년 7월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는데, 이후에도 경찰 당국은 그에게 총기 휴대를 허가하는 등 그의 범죄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같은해 10월 다른 성폭행 혐의로 캐릭이 체포, 기소된 뒤에야 그를 정직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롤리 영국 메트로폴리탄 경찰 국장은 캐릭이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여성들을 학대했다며, 그가 범죄 사실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이 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바버라 그레이 런던경찰청 부국장도 "우리는 그의 학대적인 행동 패턴을 발견했어야 했고,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조직에서 제거할 기회를 놓쳤다"고 성찰했다. 그러면서 캐릭이 계속 경찰관으로 일 할 수 있도록 둔 게 피해자들을 더욱 고통으로 내몰았다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2021년 영국에서 귀갓길 여성을 납치하고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현직 경찰관 웨인 코우젠스. 트위터 캡쳐


◇ 경찰 당국, 거듭 유감 표명…유사 사례 있는지 수사 확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실은 현직 경찰관이 저지른 이 같은 범죄 사실이 드러나자 "끔찍하다"고 비판하며 철저한 수사를 다짐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지난해 3월 런던광역경찰척 소속 웨인 코우젠스 경찰관이 30대 여성을 납치하고 살인해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것과 같이 이번 캐릭 역시 시민들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경찰 당국은 그가 처음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2021년 10월 이전의 경찰 근무 기록 등에 대해서도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찰관이 되기 전에도 캐릭은 강간, 가정폭력 등 일련의 사건에 연루됐으나 형사처벌 등으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롤리 국장은 캐릭이 수십 년간 저질러온 여성들에 대한 반복적 혐오 범죄 등에 대해 더욱 신중히 조사해야 했으며,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더욱 단호했어야 한다고 재차 반성했다. 

당국은 캐릭에 대한 처벌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른 경찰관들 중에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발간된 경찰 내부 보고서엔 현직 경찰관들 중 캐릭처럼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겨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영국의 한 경찰관은 "자격이 없는 이들이 경찰이 되고 경찰 조직 내에 남기는 너무 쉽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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