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밀레와 만종(晩鍾)
- 23-01-08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밀레와 만종(晩鍾)
프랑스 화가 밀레(Jean Francois Milletㆍ1814~1875)에 관한 일화가 있습니다. 그의 명성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10여명의 대식구를 거느린 상태에서 그림은 팔리지 않아 밀가루도 떨어지고 난로불도 꺼져 온 식구가 서로 껴안고 추위를 이겨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그의 친구 한 사람이 찾아와 봉투를 하나 내놓으면서 말했습니다.
“내가 잘 아는 어느 미국인이 나에게 300프랑을 주면서 자네 그림을 하나 사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영국으로 떠났네.” 밀레가, “그가 어떤 그림을 원하지?”하고 묻자 친구는 “아무 그림이나 자네가 그린 그림이면 된다고 했네.”
그 후에 알게 된 사실은 그 밀레의 친구는 밀레를 도와주고 싶었으나 자칫 친구간에 자존심이 상처받지 않을까 해서 거지말을 꾸며서 친구를 도왔던 것입니다.
문인들 중에는 특정 종교와 관련된 신앙문제만을 다루는 종교 작가가 있듯이 가수들 중에도 종교적인 노래만 부르는 성가 가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확실히는 모르지만 그러한 문인이나 연예인들은 종교적인 어떤 사명이라든가 거기에 따르는 신앙 인격 때문에 다른 사람들 보다는 더 추앙받고 존경을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입에 있어서는 아마 그들이 받는 추앙이나 존경과 비례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것은 화가에 있어서도 마찬 가지일 것입니다.
과거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역경에서 시달리던 밀레도 다른 화가들처럼 수입을 좀더 올리고 싶은 마음에서 과거와는 달리 관능적이고 저속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어느 날 시가를 거닐다가 그림을 전시해놓고 파는 어느 상점 앞을 지나가는데 거기에는 자기의 그림도 몇점 걸려 있었습니다. 그도 다른 사람들 틈에서 그림들을 보고 있는데, 자기 옆에 서 있던 두젊은이들 중 하나가 밀레의 그림을 가리키면서 자기 친구에게 건네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저 사람(밀레)도 이제는 저따위 그림이나 그리면서 밥을 먹고 사는구만!(물론 그 젊은이들은 밀레의 이름은 알지만 얼굴은 모릅니다.) 그 말을 들은 밀레는 그만 어쩔 줄을 몰라 도망치듯 황급히 그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밀레는 그때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 전과 같은 저속한 그림을 도저히 그릴 수가 없었습니다. 주워진 천부적인 재능을 더이상 그렇게 욕되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로는 크게 결심을 하고 시골로 내려가서 “이제부터는 하나님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과, 인간의 양심 밖에는 그리지 않겠다”라고 선언을 하고는 그후로부터 그린 그림들은 거의 다가 성경에서 소재를 찾은 그림들이었습니다.
그가 그린 ‘만종’을 보더라도 거기에는 3가지의 신성함이 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즉, 부부가 정답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정 신성, 황혼이 질때까지 영심히 일하는 노동 신성, 만종 소리때 하루의 일을 끝내고 부부가 함께 나란히 서서 경건하게 저녁기도를 드리는 종교 신성이 그것입니다.
신성(神聖)하다는 말은 신과 같이 성스럽고 누구도 더럽힐수 없는 거룩함입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신성한 가정을 그 무엇이 더럽힐 수 있겠습니까. 황혼이 질 때까지 부지런히 일하는 부부의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그 무엇이 훼손할 수 있겠습니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만종 소리에 맞추어 부부가 함께 머리 숙여 경건하게 기도 드리는 그 신성한 신앙을 그 무엇이 파괴할 수 있겠습니까.
만종을 생각할 때마다 눈을 지긋이 감으면 그 그림에 나타나는 배경이 눈에 확연히 떠오릅니다. 어둠이 찾아오는 황혼의 저녁 노을, 저 멀리 지평선에 걸쳐 있는 예배당의 종소리, 만종에 맞추어 기도드리기 위해 서둘러 던져 놓은 농기구들, 그 한 중심에 경건하게 머리 숙인 두 부부가 기도드리며 서있습니다.
**더 많은 칼럼을 보시려면 클릭 https://www.seattlen.com/column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시애틀 방문중인 김동연 경기지사 가슴아픈 사연 전해져
- 어젯밤과 오늘 새벽 시애틀에 환상적인 오로라 관찰돼(영상)
- 서은지시애틀총영사 28일 코리아나이트 시구한다
- 김동연 경기지사, 시애틀방문해 제이 인슬리 주지사 만났다
- 이무상,이현숙씨 부부 페더럴웨이 한우리정원 조성위해 10만달러 기부
- “시조이야기도 참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 “한인 여러분, 챗GPT로 가게 홍보하세요”
- 바슬시 5월 아시아태평양의 달로 선포
- 광역시애틀한인회와 부천상공회의소 MOU
- 시애틀영사관, 시애틀국제영화제 특별후원
- KWA 대한부인회 올해 장학생 선발한다
-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합창대회서 코가한국학교 ‘대상’(+영상,화보)
- 조기승 회장 모친상속 14대 서북미연합회 힘찬 출발(+화보)
- 104세 생일 맞은 오리건주 최장수 신명순 할머니 생일잔치 열려
- [시애틀 수필-문해성] 글월 문, 바다 해, 별 성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2)
- [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아버지의 등
- 워싱턴주 한인교계 큰별 박영희 목사 별세
- [부고] 조기승 서북미연합회 회장 모친상
- [공고] 제 35대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시이사회 및 총회
-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KAGRO) 회원 권익과 안전 위해 최선
시애틀 뉴스
- 바이든 대통령 오늘 시애틀온다-교통혼잡 예상해야
- 아마존 실적 호조, 주가 사상최고…시총 2조달러 눈앞
- 시애틀시 초등학교 4곳중 한곳은 문닫는다
- 워싱턴주 이젠 ‘미국 최고 좋은 주’아니다
- 보잉 737기 또?…세네갈서 여객기 활주로 이탈[영상]
- 시애틀시내 전기차 충전 이렇게 이용하면 된다
- UW 땅이 인디언과 관련돼 있다고 교수와 학교측 법정싸움
- 보잉 "또"..이스탄불서 767 앞바퀴 안내려와 동체착륙
- UW 시위대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잉과 관계단절 안할 것”
-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 "영업부진? 답은 결국 매장에 있다"
- FAA "보잉 787드림라이너 기록 위조 등 조사중"
- 시애틀지역 집값 12% 올랐다
- 시애틀서 주택 리스팅 가장 좋은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다
뉴스포커스
- 정부, 전공의 '네크워크 수련' 추진…"의원급에 전속 배정은 아니다"
- 국회의장 양자 대결…당심 업은 추미애vs'협상 귀재' 우원식
- 대통령실 "네이버가 구체적 입장 내놔야 정부의 적극적 액션 가능"
- KDI "수출 회복 힘입어 경기 부진 완화…물가 상승세도 둔화"
- '억대 꽃게 대금 미지급 송사'…배우 김수미 지분 회사 승소
- 태국 저수지 드럼통에 韓관광객 시신…납치·살해 용의자 추적
- 올해 장마 심상치 않다는데…목표치 못 미치는 공공 반지하 주택 매입
- 총선 후 첫 당·정·대 "심기일전해 민생에 박차…특검법 얘기 없었다"
- 25∼39세 맞벌이, 열 중 넷은 '무자녀'…9년새 15%p 껑충
- 카페 제빙기에 곰팡이 범벅 '경악'…"아이스 음료 절대 안 마신다"
- 틱톡서 유행하는 '김정은 새 찬양가' 영상 못 본다…국정원, 차단 계획
- 한전 1분기 영업이익 1.3조…연료비 하락에 3분기 연속 흑자
- 정부, 의대증원·배정 자료 49건 법원 제출…이르면 내주 선고 전망
- 尹 정부 3년차, 물가·민생 안정 최우선 28%…경제회복 17%
- '육아휴직 2년'에 승진도 쏜다…법령 뛰어넘는 재계 저출생 대응
- "44년이 흘렀어도 아직도 생생"…5·18 민주묘지 추모객 발길 '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