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배종덕 목사]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의 계획
- 23-01-08
배종덕 목사(벨뷰 한인장로교회 담임)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의 계획
에베소서 3:1-21
스테파니는 한국전쟁 배경에서 혼혈아로 태어나 버려졌다가 미국에서 갓 도착한 선교사 부부에게 입양이 됩니다. 폐쇄적인 한국 사회에서 ‘튀기’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가는 곳 마다 온갖 학대를 받아왔던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공주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녀는 숨이 멎을 듯한 충격에 휩싸여 언덕 위 양부모의 집으로 뛰어갑니다. ‘엄마! 내가 이 집의 딸이었어!’ 기자에게 그녀가 겪어왔던 상상을 초월하는 학대와 고생, 치욕과 고통을 담담히 표현하던 스테파니가 그 대목에 가서는 말을 잇지 못합니다. ‘그건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어요.’ 네, 은혜는 언어로 담아낼 수 없는 경우가 많지요(리 스트로벨, 은혜 은혜 하나님의 은혜).
에베소서 3장에는 사도 바울이 숨이 멎을 듯한 감동에 사로잡혀 단숨에 써내려간 필적을 볼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단어들이 같은 의미를 반복하며 강조합니다. ‘은혜의 경륜, 그리스도의 비밀, 은혜의 선물, 그리스도의 풍성, 비밀의 경륜, 영원부터 예정하신 뜻’ 등입니다. 기록의 속도감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바울은 이 놀라운 비밀을 깨닫고 거룩한 감동에 빠져듭니다. 이 복음을 위해 자신을 선택하신 것을 ‘은혜와 선물’이라고 표현하면서 그의 가슴이 벅차오릅니다(엡3:7). 그는 감옥에 있었지만 그의 비전은 바람처럼 자유롭고 수평선처럼 넓게 퍼져 나갑니다.
나오미는 작은 봉제사업 창업주입니다. 손재주가 좋고 색감과 무늬에 대한 안목이 있었던 나오미는 아프리카의 전통문양으로 옷 만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가도에 있을 때 직원들은 새로운 비전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옷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들은 옷도 잘 만들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건 겁니다. 이 때 나오미는 오랫동안 서랍에 넣어 두었던 서류를 꺼내 들었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날 창업계획서에는 ‘아주 멋진 천으로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온갖 물건을 만들겠다’는 더 큰 계획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전환, 아니 창업 당시 본래의 계획과 비전으로 돌아섰습니다.
만일에 우리가 하나님의 영원하신 비밀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그것은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상속자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취는 유대인의 경로를 통하여 오게 됩니다. 이것이 창세기 12:3절에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부르실 때에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는 진정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새 성전을 짓고 계시다고 선언합니다. 아니 본래의 성전 계획이 드러났다고 밝힙니다. 성전은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성전은 하나님이 거하시기로 작정하신 ‘공간’, 즉 사람들 자신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은 이제 하나님을 사랑하고 복음에 따라 살기로 결단한 사람들의 마음과 삶, 특히 그들이 이루는 공동체 안에 거처를 두기로 작정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이스라엘은 그 오랜 시간을 ‘율법을 지키는 것이 부르심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그들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의미와 하나님의 성전으로서 자기 자신들의 정체성이 어떤 것인지 깨달아야 했습니다. 그것은 이방인과 유대인의 구별이 없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기독교적인 삶은 본질적으로 공동체적입니다. 기도와 말씀 묵상은 극히 개인적인 실천처럼 보이지만 이들 모두는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라는 정황에서 완성됩니다. 기독교의 개인 묵상은 개인을 완성시키는 기술이 아니며 혼자서 이루는 위대한 깨달음이 아닙니다. 진정한 영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당연히 늘 공동체가 탄탄해지고, 공동체가 성장하는 곳에서는 늘 영적 삶에 더 깊이 들어가고자 하는 갈망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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