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틱톡에 밀렸던 '블로그' MZ세대 갈아타기에 '역주행'…그들은 왜?
- 23-01-06
"인스타·유튜브 과시적이고 자극적…내밀한 일기장 필요"
전문가 "SNS상 넓은 인간관계에서 피로도·무의미함 느껴"
"큰돈 아니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블로그처럼 소확성(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을 얻는 게 있을까요?"
지난 4일 오후 7시쯤 서울 관악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김종희씨(27)가 휴대전화로 연신 음식 사진을 찍으며 한 말이다.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한 지 2개월째라는 그는 "일기장처럼 하루를 기록하고 광고로 돈도 버는 일석이조"라며 웃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밀렸던 블로그가 MZ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로 자리 잡고 있다. 단문 위주의 SNS에 익숙한 MZ세대가 긴 호흡의 줄글 위주인 블로그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3일 네이버가 공개한 '2022 블로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약 200만개의 네이버 블로그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중 신규 블로그 이용자의 76%는 10~30대의 젊은 세대였다.
'엄빠'가 주로 쓰던 20년 블로그에 MZ세대들이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MZ세대들에게 그 이유를 들어봤다.
◇"고물가에 외식비 아끼려…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
MZ세대들은 고공행진 하는 물가와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SNS에 대한 피로도가 블로그로 발길을 이끌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4월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는 직장인 김소진씨(29·여)는 "고물가 상황에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며 쓰는 외식 비용을 체험단 참가로 아끼려 시작했다"며 "유튜브, 인스타그램은 인플루언서 위주라 진입장벽이 높은데 블로그는 수요가 많아 안 유명해도 꾸준히 하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블로그를 통한 광고 수익도 MZ세대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하루를 기록하며 부업으로 적지만 수익까지 들어오니 일석이조라는 것이다.
최근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 직장인 이모씨(28·여)는 "우연히 1년간의 네이버 블로그 애드포스트(블로그 게시글에 있는 광고를 누르면 수익을 창출하는 제도) 수익을 확인했는데 작지만 수익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일상 기록을 남기면서 소소하지만 수익도 창출할 겸 다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13일 네이버가 공개한 '2022 블로그 리포트' 홈페이지 갈무리 |
◇"기존 SNS 자극에 피로…MZ세대 나만의 일기장 필요"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식상함과 피로도를 느끼거나 나만의 일기장이 필요해 블로그를 시작한 MZ세대도 있었다.
대학생 황재영씨(24)는 "인스타·유튜브는 영상 중심의 과시적이고 자극적인 게시물이 많다 보니 피로도를 느낄 때가 많다"며 "텍스트 위주인 블로그는 얼굴과 목소리가 드러나지 않아 익명성이 지켜져 내밀한 글을 쓸 때 좋다"고 말했다.
이어 "글자 수 제한 없이 쉽게 쓰는 온라인 일기장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지나치는 생각들을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자주 게시물을 작성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원생 이린씨(28·여)도 "블로그는 다른 SNS와 달리 공개·이웃·서로이웃·비공개로 공개 범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내밀한 글을 원하는 대상에게만 정리해서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다"고 전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MZ세대가 블로그를 중심으로 모이는 것에 대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코로나19로 외출이 잦아들며 MZ세대가 일상이나 생각을 글로 남기고 공유하는 일기장처럼 블로그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간일기 챌린지'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부터 진행된 '주간일기 챌린지'를 통해 블로그가 느슨한 연대감을 좋아하는 1020세대들이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소통 플랫폼이 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챌린지에 참여한 이용자 중 55%가 20대일 정도로 20대에서 높은 반응을 얻었다.
이 관계자는 "블로그를 시작했다가 애드포스트 등으로 부수입이 나올 수 있는 것을 알고 긍정적으로 보고 계신 사용자분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MZ세대가 SNS상의 넓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도와 무의미함을 느껴 자신을 더 드러낼 수 있는 블로그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온 MZ세대가 지나치게 넓은 관계에서 오는 피로도 때문에 자신을 잘 알고 가까운 사람들과 일상을 깊게 공유하기 위해 텍스트 위주의 플랫폼을 이용하게 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자기 계발을 중시하는 MZ세대가 과시적이고 시각적인 SNS 플랫폼을 떠나 자기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글쓰기를 택했고 소수와의 질적인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블로그가 유행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워싱턴주음악협회 올해 정기연주회 젊고 밝고 맑았다(+영상,화보)
- FWYSO 2만4,600여달러 장학기금 모았다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4)
- KORAFF 한인입양가족재단 한국문화축제 연다
- 타코마한국학교, 특별한 한국어 여름학교 캠프 연다
- KWA대한부인회 평생교육원 봄학기 수료식
- UW 한인 이수인교수 삼성호암상 받았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일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박3일 캠핑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일 토요산행
- <속보>아동성폭행 타코마 한인군인, 택시기사 살해혐의로도 기소돼
- 600명 ‘코리아 나이트’서 스트레스 확 날렸다(+영상,화보)
- K-SCAN 한인상공인 길잡이 역할 돋보인다
- [화보] 코리아나이트 신나고 재미있었다
- 벨뷰통합한국학교 전통혼례식 "참 멋있어요"(+영상,화보)
- “FWYSO 봄 연주회에 한인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UW동아시아도서관, 김봉준 작가 초청 행사
- [기고-샘 심] 제44선거구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출마하는 이유
- 오리건 한인, 어머니 숨지게 한 양로원에 1,000만달러 소송
- 한국 유명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린우드점 드디어 내일 오픈한다
- [서북미 좋은 시-이춘혜] 나그네 길에 길동무
시애틀 뉴스
- 긱하버 퍼레이드행사서 급발진해 5명 부상(+영상)
- 시애틀경전철 무임승차 단속 강화하니 "조심해야"
- 일부 페리 탑승대기 시간 길어졌다
- 오리건 해안 홍합채취 금지됐다
- 코스트코 핫도그 가격 '1.50달러' 안올린다
- 시애틀찾은 연방의무감 "고독은 전염병, 우리 모두 대처해야"
- 워싱턴주지사 출마한 퍼거슨장관 공직자 윤리위반 시비
- 워싱턴주 식당서 오늘부터 플라스틱용기 사용금지된다
- 워싱턴주 차나 주택 보험 왜이리 비싼가? "보험료 인상이유 밝혀라”
- 시애틀경찰국장은 ‘파리목숨’인가? 디아즈 국장 해임 놓고 논란
- 아마존 드론 장거리 배송 승인 얻었다
- 애드리언 디아즈 시애틀 경찰국장 잘렸다
- 시애틀지역 집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뉴스포커스
- 전 보듬 직원 "강형욱 한창 잘나가던 때, 정읍까지 부친상 조문 왔다"
- '가스 폭발' 기억하고 있는 포항 시민들 "산유국 되나" 들썩
- 백종원 찾은 청도 '그 맛집'…"밀양 성폭행범이 돈 없어 살려달라 해 고용"
- 참치김칫국·감자수제비…김호중 '서울구치소' 식단에 누리꾼 "잘 나오네"
- 尹 "동해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 가능성…내년 상반기 중 결과"
- 최-노 '세기의 이혼' 판결에 등장한 '정경유착史'…'비공개' 원칙 어겼나
- 서울경찰청장 "민희진 조사하면 윤곽 나올 것…차두리 명예훼손 곧 결론"
- 대통령실, '尹 격노설' 관계자발 보도에 '부정확' 선 그어
- 의협 "의사 총파업 투표"…동네의원 "국민 반감만 커질 것"
- 22대 국회 개원했지만…가상자산 '2단계 입법' 첩첩산중
- 면세업계, 임대료·송객수수료 딜레마…"하반기엔 웃을까"
- '세기의 이혼' 판결에…쇄신 나선 SK그룹 사업 재편 영향권
- 이준석 "여당이 '김정숙 특검법' 발의?…두 글자로 줄이면 생쇼"
- 큰 싸움 예고한 의협…"4~7일 총파업 회원투표"
- 5㎏짜리 '오물풍선' 서울서만 96개…차량 유리도 파손
- "밀양 여중생 성폭행범, 딸 낳고 맛집 운영…백종원도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