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전용서 나가" 수영하던 흑인 청소년 목 조르고 폭행한 어른들[영상]

(트위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 전용' 수영장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흑인 청소년들을 폭행한 백인 남성들의 영상이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성탄절 남아프리카공화국 블룸폰테인의 한 리조트 수영장에서 흑인 청소년 2명을 폭행한 혐의로 백인 남성 3명이 체포됐다.

폭행 영상은 피해 소년들의 가족이 트위터에 공개하며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무려 22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공분을 샀다.

영상에서 한 백인 남성은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 소년을 끌어내려 하고 소년이 나오자 다시 물속으로 밀치는 모습이 보인다. 다른 백인 남성은 옆에 있던 소년의 목을 졸랐으며, 수영장 울타리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이를 보고 있던 또 다른 백인 남성이 다가와 소년의 머리채를 무자비하게 잡아챘다.

보도에 따르면 사촌지간인 두 10대 소년들은 남성들에게 "여기는 백인 전용"이라는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남성들 중 요한 넬(33)과 얀 스테파누스 반 데르 웨스트휘젠(47) 두 명은 폭행 혐의로 기소된 후 경고 처분을 받고 풀려났으며, 살인 미수 혐의를 받은 코부스 클라센(48)은 법원에 출두해 2만랜드(약 148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내년 1월25일로 연기됐다.

폭행을 당한 13세, 18세 소년들의 아버지이자 삼촌인 브라이언 나헤디는 "가족끼리 리조트에 3박을 예약했다"며 "다른 백인 투숙객들에게 아들과 조카도 그곳의 투숙객이라고 설명한 뒤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영상의 백인 남성들이 아이들에게 폭행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두고 성명을 통해 "법에 따라 엄중히 수사해야 한다"며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우리 사회에 설 자리와 숨을 곳은 없다는 걸 선언하고 또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문제는 1991년 아파르트헤이트(백인 우위의 인종차별정책)가 철폐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남아있다. 이번 사건으로 현지 사회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아파르헤이트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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