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 데뷔한 산투스 구장서 장례…브라질 국민 7천여명 발걸음
- 23-01-03
전국서 모인 팬들 애도…"브라질 축구 창시자"
룰라 대통령 조문 예정…FIFA 회장 "펠레는 영원"
'축구 황제' 펠레의 장례가 산투스 축구클럽(FC) 홈 구장에서 만 하루 동안 거행되는 가운데 브라질 국민들이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은 브라질 축구 선수 펠레가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주 산투스에 위치한 빌라 벨미로 스타디움에 안치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현지 방송사인 'TV글로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약 7000명의 조문객들이 빌라 벨미로 스타디움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빌라 벨미로 스타디움은 1956년 펠레가 프로 선수로 데뷔해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던 곳이다. 이곳에서 성장한 펠레는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해 1958년, 1962년, 1970년 월드컵에서 총 3번의 우승이란 유일무이한 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조문을 하러 온 축구 팬 안토니오다 파스가 그를 두고 "브라질 축구의 창시자"라고 로이터에 극찬한 배경이다.
카를로스 모타(59)와 그의 아들 베르나르(9)는 펠레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500km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그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펠레의 월드컵 우승에 제 어린 시절 강렬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에게 세 가지 진리를 가르쳐 왔다. 공은 둥글고 잔디는 녹색이며 펠레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고 덧붙였다.
남반구의 한여름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펠레 곁엔 그의 활약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노인들의 발걸음도 끝없이 이어졌다. 상파울루에서 조문을 온 베라 루시아(여·75)는 2km 넘는 조문 행렬에서 펠레의 죽음에 "망연자실하다"고 AFP 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은 사실상 한 식구나 다름없는 펠레의 경기를 즐겨 봤다"고 했다.
이날 일찌감치 조문을 마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현장 기자들과 만나 "펠레는 영원하다. FIFA는 '왕'에게 걸맞은 합당한 경의를 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모든 축구 협회에 매 경기 전 1분간 묵념할 것을 요구했고 211개국에 스타디움의 이름을 펠레의 이름을 따서 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3일 오전 제랄도 알크민 부통령과 함께 펠레를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취임한 룰라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펠레를 기리며 1분간 묵념했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지난달 30일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본명 '에드손 아란테스 두 나시멘토'인 펠레는 향년 8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펠레가 입원했던 상파울루 소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은 성명을 통해 펠레의 사망 원인은 대장암 등 다발성 장기부전이라고 발표했다.
펠레의 시신은 이날 새벽 병원 영안실에서 운구차에 실려 나와 산투스 FC 홈 구장에 도착했고 아들 에딩요가 스타디움 중앙에 아버지의 관을 직접 내렸다. 펠레의 세 번째 아내인 마르시아 아오키는 그의 관 위에 손을 얹고 목 놓아 운 뒤 묵주를 올렸다.
펠레의 관은 산투스 FC기와 브라질기로 덮여 있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 FC와 브라질 스타 축구 선수 네이마르 등이 보낸 흰색 조화가 관 주변을 둘러쌓다. 네이마르의 아버지는 이날 아들을 대신해 조문했다.
이날부터 24시간 동안 일반 조문을 받은 뒤 펠레의 시신은 다음 날(3일) 오전 산투스 시내 거리를 지나 장지 '에큐메니컬 메모리얼 네크로폴리스' 공동묘지에 묻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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