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발 변이 재습격…美 휩쓰는 XBB.1.5 국내 상륙, 中 유입도 긴장

XBB.1.5, 美 신규 감염 40% 차지…면역회피 강해 백신접종 무력화 우려
국내 지난달 이후 13건 검출…'감염 확산' 중국발 새 변이 유입 가능성도
 
최근 해외 각국에서 면역 회피력이 한층 높아진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변이가 급속도로 확산 중이라 새해에도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현존 오미크론 하위변이 중 면역 회피력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XBB.1.5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13건이 검출된 상태여서 우려가 커진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검역 강화와 국내외 신종 변이유입 분석 그리고 동절기 추가접종 독려뿐"이라고 진단했다. 

◇美, XBB.1.5에 비상…中도 타격 불가피, 국내엔 이미 지난달 유입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XBB.1.5가 신규 코로나19 감염의 40.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기준 21.7%에서 1주일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미 북동부 지역에서는 XBB.1.5 검출률이 전체 감염의 75%에 달했다.

XBB.1.5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 BA.2에서 파생된 XBB의 하위 변이다. XBB는 지난해 8월 인도에서 처음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XBB.1.5의 강한 면역 회피력을 우려한다. 그동안 XBB가 가장 강하다고 꼽혀왔는데 XBB.1.5가 이를 능가한다고 판단한다.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를 추적해온 카오원룽 베이징대 박사는 "XBB.1.5는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 중 가장 전염성이 높고 면역 회피력이 가장 강한 변이"라며 "중국에서 현재의 유행이 최고조에 달한 후 XBB가 들어와 새로운 대규모 감염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XBB.1.5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경로인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 XBB 하위변이들은 면역이 약한 이들에 투여하는 코로나19 예방용 항체 치료제 '이부실드'에도 내성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지난달 과학 저널 셀(Cell)에 낸 논문으로 "XBB 하위 변이는 오미크론용 백신 부스터샷에 강한 저항력까지 갖춰 위협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 평균 코로나19 하루 입원 환자는 4만4243명으로 2주 전보다 7% 늘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포스트(SCMP)는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후 대유행을 맞고 있는 중국이 다시 해외의 전파력 최강 변이들로부터 유행을 반복할 수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지금 중국의 지배변이는 BA.5.2와 BF.7이지만 미국 상황을 닮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바이러스학자인 류샨루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교수는 "중국은 세계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감염 파동을 반복할 것"이라며 "1년 전 이상 전 세계에서 지배종인 오미크론은 재감염률이 (변이 중에서)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재감염이 보편화돼, 지난해 각국에서는 3~4번의 주요 유행을 겪었다. 어떤 변이가 유입돼 재유행을 주도할지 알 수 없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항상 유행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고, 변이에 대응할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XBB.1.5 변이가 지난해 12월 8일 처음 확인된 후 총 13건 검출됐다. 그중 국내 감염자는 6명, 해외유입 감염자는 7명이었다. XBB 변이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 초 국내 유입이 확인된 바 있다.

XBB.1.5 변이 우려에 더해 중국발 확진자 해외유입으로 인한 새 변이 국내 상륙 우려도 상당하다. 중국 우세종인 BF.7의 국내 검출률은 3~4% 정도로 낮지만 빗장을 연 중국 내 감염 확산이 더 강한 변이의 출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당국은 전날(2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후 PCR 검사 의무화 조치를 시작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의무화가 시작된 2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방문해 근무 중인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공동취재) 2023.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전문가 "반복적인 유행에 정부는 변이 감시, 국민은 개인위생 중요"

XBB.1.5 변이가 환자의 입원율이나 사망률을 높일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면역 회피력이 강한 변이인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유행을 유지하고 정점을 찍는 힘은 변이에 달렸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BA.5가 우세종이었던 미국에서 BQ.1가 우세종이 된 지 불과 1~2개월 됐는데 BQ를 몰아내고 XBB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중국 상황에 관심을 두고 대응하는 것도 맞지만 XBB.1.5가 조만간 전 세계의 우세종이 될 수 있디"고 경고했다.

이어 "방역이 제대로 안 되는 국가에서 온갖 변이가 판치고 있다. 해외 각국의 변이 유입을 잘 관찰할 때"라며 "유행의 시작은 종전 유행의 면역을 잃을 때쯤 새 변이가 우세종으로 교체되며, 감염자가 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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