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들 워라밸이 더 중요해졌다

WSJ "팬데믹 거치며 일과 생활의 균형 추구 경향 뚜렷"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그야말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일컫는 워라밸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직장인들의 바뀐 풍속도를 보도하면서 "직역과 세대를 불문하고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워라밸을 추구하는 흐름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많은 직장인이 3년간의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삶의 우선순위를 바꿨고 이에 따른 근무 태도 변화가 기업들의 휴가, 승진 등 여러 관행마저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회사가 마감 시한을 지키기 위해 추가 근무가 필요할 경우 'NO'라고 말하는 직원들이 늘어 결국 추가 인력을 뽑아야 할 지경이며, 간부 보임도 기피해 희망자를 미리 물색해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보험중개회사 TGS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먼 다이어먼태라스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와 달리 승진 인사 때 자원자를 찾기 어려워 미리 후보군의 의사를 파악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근로자들은 기존에 맡고 있던 일을 그대로 하는 데 만족해하고, 일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할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높은 보수 때문에 고강도 업무가 당연시되는 법률회사나 금융회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법무법인 닉슨피보디LLP의 CEO인 스티븐 주비아고는 판례 조사 등 마감을 앞두고 초과 근무자를 못찾아 애를 먹곤 한다고 전했다.

마케팅 광고업체인 펄프+와이어는 여름과 겨울 휴가철에 휴가 신청자가 많아 아예 1년에 두차례 일주일씩 회사 사무실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퀄트릭스가 지난해 직장인 3,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 최근 3년 사이 직장인으로서 성공 야망이 '줄었다'는 응답자는 36%로 '늘었다'는 응답(22%)보다 많았다.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줄었다는 응답도 40%에 육박해 일의 의미가 더 중요해졌다는 답, 25%보다 훨씬 많았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작년 1분기 -5.9%(연율 기준), 2분기 -4.1%의 하락세를 잇다가 3분기에 0.8% 찔끔 상승했다.

작년 미국에선 직장인들이 맡은 최소한의 일만 소화한다는 뜻의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라는 신조어가 큰 인기를 끌며 유행했는데,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이 조용한 사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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