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1·6 조사위, 최종보고서 전문 공개…트럼프 공직 재진출 금지 권고

보고서에 11개 입법 권고안 포함…수정헌법 14조 따라 공직자격 박탈·금지 권고

1·6사태 '트럼프 책임' 명확히 해…트럼프 "마녀사냥" 강력 반발

 

지난해 1월6일 미 의사당 폭동사태를 조사해 온 미 하원 '1·6 조사위원회'가 최종 보고서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직 재진출을 금지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 것을 의회에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조사위는 전날(22일) 오후 이같은 내용이 담긴 최종보고서 전문을 공개했다. 당초 최종보고서 전문은 지난 21일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하루 늦게 나왔다. 

지난해 9월 만들어진 조사위는 1년6개월간 1000여명을 인터뷰하고, 10차례의 공개 청문회를 개최했다. 

조사위 위원장을 맡아온 베니 톰슨 민주당 하원의원은 최종보고서 서문에 "이 보고서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을 뒤집고 정권 이양을 막기 위해 고안하고 추진한 다단계 노력에 대해 더 자세한 사항을 제공할 것"이라고 적었다.  

최종보고서는 지난 18개월간 진행된 조사기간 수집한 증거와 인터뷰 내용 등을 망라한 845페이지 분량으로, 8개장과 운영 요약, 11개 입법 권고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11개 권고안은 조사위가 향후 1·6 사태와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중 핵심적인 권고는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을 포함해 1·6 의회 폭동 사태에 관련된 이들의 공직임용 영구 제한을 검토하도록 제안한 내용이다. 

조사위는 보고서에서 수정헌법 14조에 '내란에 관여'하거나 '헌법의 적들을 방조'한 경우 공직을 맡을 수 없다고 규정된 것을 거론했다. 

이어 "의회 의원의 최소 3분의 2가 수정헌법 제14조 3항에 따른 제한을 제거하지 않는 한, 위원회는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맹세하고선 1·6 반란 사태에 관여한 이들이 연방정부와 주정부, 민간이나 군을 막론하고 공직을 맡는 자격을 적절히 박탈하고 금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조사위의 권고는 최근 미 하원에 발의된 입법안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시실리니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주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향후 공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발의했다.

조사위는 특히 보고서에서 1·6 사태의 책임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보고서는 "1·6 사태의 중심적 원인은 다른 많은 사람들이 추종하는 한 사람,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며 "그가 없이는 1·6 사태의 어떤 사건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위원회는 보고서 요약본을 통해 법무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란 선동, 방조 △공무 절차 방해 △미국 사취 음모 △거짓 진술 조작 음모 등에 대해 기소를 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보고서는 "1·6 사태의 중심적 원인은 다른 많은 사람들이 추종하는 한 사람,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며 "그가 없이는 1·6 사태의 어떤 사건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 권고 의견을 밝힌 것은 미 역사상 처음이다. 다만, 위원회의 기소 권고 의견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보고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사건 한 주 전인 2020년 12월 29일 지지자들을 의회의사당으로 행진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확인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태 바로 이튿날 주범들을 사면하려는 의향을 내비쳤다는 등 내용도 담겼다.

조사위는 또한 백인민족주의자나 폭력적 반정부 집단 등에 대한 연방사법기관의 조사를 대폭 강화하고, 대선 후보의 승리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국가특별안보행사'로 규정하는 등 내용이다.

아울러 조사위는 선거결과를 인증하는 부통령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2020년 미 대선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선거인단 바꿔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부통령이 각 주가 제출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명시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이날 보고서 전문 공개는 19일 154페이지 분량의 요약문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 추진을 권고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조사위의 최종보고서 전문 공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녀사냥"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극히 당파적인 선출되지 않은(unselect) 위원회는 워싱턴DC에서 병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내 권고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과 내가 '평화적이고 애국적으로'라는 단어를 썼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선거사기란 시위의 이유를 검토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위의 최종보고서에 실린 권고사항이 실제로 이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사위는 현재 활동을 종료하고 해산을 준비 중이며, 구성원 9명 중 공화당 의원 2명을 포함한 4명은 지난달 중간선거를 거치면서 의원직을 잃었다. 

또한 중간선거에서 하원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의 다수는 조사위의 보고서 내용에 문제를 제기해왔던 만큼 선거법 개혁 등 일부를 제외하고선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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