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이 韓보다 中먼저 방문하면 한일관계 우려" 31년 전 日외교문서 공개
- 22-12-22
톈안먼 사태로 수세 몰린 중국, 일왕 방중 줄기차게 요구
일본, "한일관계 응어리" 우려하면서도 결국 이듬해 일왕 방중
"일왕이 한국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하면 한일관계에 큰 응어리를 남길 가능성이 있다"
1992년 아키히토 일왕의 첫 방중을 앞두고 일본 정부 내에서 한일관계를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한 정황이 최근 공개된 일본 외교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아사히TV에 따르면 1991년부터 중국은 일본 측에 일왕의 방중을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
1991년 8월 가이후 도시키 당시 일본 총리는 톈안먼 사태 이후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에 방문했다. 그의 방중은 톈안먼 사태와 관련해 서방의 대중국 제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중국의 국제사회 복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일왕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고, 이후에도 일왕의 방중을 원한다는 의사를 일본 측에 전달해 왔다. 톈안먼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수세에 몰린 만큼 어떻게든 외교 관계에서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는 시도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일본의 과거 청산을 위해서는 언젠가는 치러야 할 일이고, 중국의 당시 지도부라면 일왕에 반감을 가진 국민 정서를 통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중국 측에 정치적으로 이용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일왕이 한국보다 먼저 중국을 찾는 것은 한일관계에 큰 응어리를 남길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신중론이 제기됐다.
이후 중국과의 조정이 계속됐고, 일왕 부부의 첫 중국 방문은 중일 국교 정상화 20주년인 1992년 10월에 이뤄졌다고 아사히TV는 전했다. 결국 방한보다 방중이 먼저 성사된 셈이다.
2020년 공개된 우리 외교부 문서에 따르면 일본은 1989년 아키히토 일왕의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검토했으나, 한국에서는 반대 여론이 강해지고 일본에서는 보수 우익의 목소리가 강해지면서 불발됐다. 결국 아키히토 일왕은 재임 기간 한국 땅을 밟아보지 못한 채 지난 2019년 퇴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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