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의회서 30분 연설…"중화기, 감사하지만 불충분"
- 22-12-22
"美지원, 자선 사업 아냐…국제 안보 위한 투자"
"전장서 대신 싸워달란 것 아냐" 군수용품 지원 촉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찾은 미국에서 의회를 방문해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에 감사의 뜻을 밝히는 한편 초당적 안보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현지시각으로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22일 오전 9시30분)부터 약 30분간 연설을 진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의회 의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미 하원에 들어섰고, 2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미 의원들의 격한 환영에 그는 "이건 조금 과한 것 같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가 입은 카키색 상의에는 노란색의 문장이 눈에 띄었다. 이 문장은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국장인 '트리주브'로, 세계가 땅, 천체, 영혼으로 분리돼 있는 동시에 공기, 물, 흙으로 결합돼 있음을 뜻하는 삼지창 형태를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존경과 감사를 전하는 내 말이 미국인들의 가슴에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며 "여기에 있는 것은 큰 특권"이라고 입을 뗐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쟁 승리를 기원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가능성과 파멸과 암울한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무너지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는 살아있고 활기차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의 포악한 행위는 우리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며 "이 전쟁은 우리의 아이들과 자손이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지를 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치 있게 미국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포(artillery)가 있다. 매우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그것이 충분한지 묻는다면 솔직히 말해 그렇지 않다"고 입을 뗐다. 그의 말이 끝나자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자선(charity)이 아니라 세계 안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승리하는 데 미국과 동맹국의 지원은 중요하다(crucial)"며 "우리를 대신해 전장에서 싸워달라고 바란 적이 없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미국의 탱크나 항공기를 완벽하게 운용할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군수용품 지원을 촉구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를 '테러리스트 국가'라고 부르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략이 얼마나 파멸적인지 느끼게 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며 "테러리스트 국가가 전쟁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라"고 규탄했다.
앞서 미국 양당 지도부는 이날 합의한 2023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에 449억 달러(약 57조83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포함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이번에 합의된 예산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당 합의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일각에서는 내년 1월 새로 구성된 의회에서 예산안 논의를 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막판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우크라이나에게 백지수표를 쓰지 않겠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게 인도주의적,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포함해 약 500억 달러(약 64조1000억원)를 지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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