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겨울엔 비타민D 보충해야?…"필요없다" 단언한 전문가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 "결핍기준 과하게 높아…검사도 보충도 하지 말자"
"낙상과 골절에 얼마나 예방될지도 미지수…평상시 산책으로 햇볕 쬐면 충분"
 
요즘은 대부분 집에 종합비타민이나 특정 비타민제 한두 가지는 갖고 있다. 주변에서 몸에 좋은 거라고 권하고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해 사서 복용한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야외 활동이 줄면서 햇볕을 못 쬐니 '비타민D'가 모자라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관련 질환이 의심되지 않는 이상 굳이 비타민D에 대해 검사도 보충도 하지 말라"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햇볕만 쬐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그는 앞으로 비타민D 등의 섭취 기준을 논의할 기회가 많아야 한다고 21일 밝혔다.

◇너도나도 비타민D 결핍 환자?…권장섭취량으로 인한 오류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촉진해 뼈의 무기질화(단단해짐)와 면역체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핍되면 뼈에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이나 단단함을 잃게 되는 골연화증을 초래해 골절·낙상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대학원장)는 <뉴스1>에 "비타민D는 햇볕을 10분에서 20분 정도, 얼굴이나 양팔 정도 노출된 상태에서 운동을 꾸준히 하면 충분한 양이 생성된다"고 강조했다.

명 교수는 일선 병의원에서 성행하는 건강한 성인 대상 비타민D 선별검사와 그에 따른 먹는 보충제나 주사제 처방을 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결핍 기준이 과도하게 높게 설정돼, 너도나도 비타민D 결핍 환자가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성인의 적정 섭취량(하루 권장섭취량)은 영국과 우리나라가 400IU(국제단위), 미국·캐나다는 600IU 등으로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적중 혈중 농도도 미국 내분비학회와 국내 병의원은 30ng/


, 미국 의학한림원은 20ng/㎖를 기준으로 정한다.

명 교수에 따르면 30ng/㎖을 기준으로 할 경우 국내 남성 약 83%, 여성 88%가 비타민D 결핍 상태라는 연구가 있다. 20ng/㎖로 분석한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남성의 75.2%, 여성의 82.5%가 비타민D 부족에 해당했다.

이런 연구가 잇따라 나오자 대중 관심이 커졌고 비타민D 검사를 받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비타민D 결핍 진료 환자는 2017년 8만6285명에서 지난해 24만7007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전체 영양결핍 환자의 74%에 달했다.

명 교수는 "개인 병의원에서 혈중 농도 30g/㎖를 기준으로 비타민D 부족을 따지니 대부분 결핍증이 된다. 먹는 보충제나 주사를 통해 고용량의 비타민D 보충을 권하고, 이에 따르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2016년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을 통해 조안 맨슨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비타민D 결핍 현상은 '특정 영양소에 대한 권장섭취량을 결핍의 기준으로 삼고, 모두 적어도 이만큼 섭취해야 한다'는 잘못된 개념을 심어줬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서 권장섭취량은 1943년 전 세계 인구의 영양결핍이 있었던 상황에 미국 의학한림원이 주요 영양소에 대한 섭취기준을 제시하면서 마련됐다. 이후 1997년 평균 필요량 개념이 나와 권장섭취량과는 분리가 됐다.

평균 필요량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특정 나이 그룹의 50% 정도가 필요로 하는 양이고 권장섭취량은 각 나이대와 성별에서 건강한 대부분의 사람인 97.5%가 만족하는 양이다. 권장섭취량은 가장 극단에 있는 상위의 필요량을 일컫는다.

명 교수는 "미국 의학한림원이 제시한 목표는 권장섭취량이 아니라 평균 필요량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연구가 특정 영양소 부족이나 결핍을 의미할 때 80년 전의 권장섭취량을 기준으로 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을 부족 상태로 잘못 분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News1 DB

◇"오히려 낙상과 골절 위험 높여…햇볕 쬐는 게 최고"

아울러 명 교수팀이 16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해 메타분석을 한 결과 고용량 비타민D 보충(경구 또는 주사)은 낙상과 골절 예방에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낙상과 골절 위험을 10%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명 교수는 과학적으로 타당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로 위원회를 꾸려 논의해야 할 때라며 "검사할 필요도 없고, 부족하다고 해 보충할 필요도 없다. 겨울에 일조량이 부족하다고 건강에 영향을 미칠 만큼 비타민D가 부족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타민D는 우유, 버터, 해조류 등에 있으나 음식을 통한 섭취는 한계가 있다. 피부가 햇볕에 노출될 때 화학적 변화로 비타민D가 생성된다. 명 교수는 봄부터 가을까지 쬔 햇볕만으로도 비타민D가 충분할 걸로 봤다. 다만 언제든 시간을 내,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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