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짓밟는 이란…국민 배우 알리두스티 수감에다 막무가내 사형까지

히잡 의문사, 反정부 시위로 격화…통화 가치 3개월 만에 20% 폭락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대규모 반체제 시위가 약 3개월째 지속 중인 가운데 '이란 국민 배우'로 꼽히는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사회적 혼란을 조장한 혐의로 구금됐다.

AFP·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을 종합하면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온라인은 17일(현지시간)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이 구금됐다며 "그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할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사법 당국의 결정에 따라 알리두스티는 구금됐다"고 전했다.

미잔 온라인은 알리두스티를 비롯한 일부 유명 인사들이 '최근 사건(반체제 시위)'에 대한 근거 없는 논평과 폭동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심문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법 당국은 알리두스티가 지난 달 히잡을 벗은 채 긴 머리를 늘어뜨린 사진을 게시, 반정부 시위에 연대를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흉기를 휘둘렀다 사형된 23세 모흐센 셰카리를 비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알리두스티는 "이 유혈사태를 지켜보고 행동을 취하지 않는 국제기구는 인류의 수치"라고 최근 인스타그램에 적었는데, 현재 알리두스티의 인스타그램은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1984년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난 알리두스티는 2017년 아카데미 상을 받은 영화 '세일즈맨'에서 주연을 맡은 것이 대표작이다. 

 

이번 발표는 이란에서 반체제 수감자들의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날 이란 국영 언론 IRNA는 반체제 시위 도중 체포된 수감자 가운데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당국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는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40km 떨어진 교도소에서 수감되던 도중 돌에 맞아 숨졌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단체는 소식통을 인용, 사건 발생 당시 한 남성이 사형 집행을 기다리기 위해 독방에 수감되자 수감자들이 단체로 폐쇄회로(CC)TV를 부수고 '독재자에겐 죽음을',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을 외쳤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월 이란 에빈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수감자 8명이 숨진지 불과 2달 만에 수감자가 또 한번 숨져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별개로 인권 운동가들은 최근 수감자 4명에 대한 사형이 임박한 상황에서 보안관들과 충돌해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란의 통화 가치는 반정부 시위 이후 3개월 사이 약 20% 가까이 하락 중인데, 18일 기준 이란 리알화 시장 환율을 고시하는 사이트인 '본바스트'에 따르면 매매 환율은 미국 달러당 39만510리알을 기록했다.

히잡 의문사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9월쯤 환율이 30만 리알 극초반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세달 만에 화폐 가치가 20%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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