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 유엔에 환멸"…난민기구와 20년만에 결별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10년간 맡아온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직에서 물러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난민 옹호자인 졸리는 16일(현지시간) UNHCR과 공동 성명을 내고 "UNHCR 특사로 일할 수 있어 감사했다"라면서 "이제 다른 방식으로 일할 때라고 느낀다. 난민 및 현지 단체와 직접 소통하고 해결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졸리는 UNHCR과 20년 이상 함께 일했으며, 2012년부터는 특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제는 UNHCR을 떠나 다르게 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졸리는 "앞으로도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대표는 "졸리는 중요한 인도주의적 파트너였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졸리의 봉사와 헌신, 난민을 위해 만든 변화에 감사하다"면서 졸리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졸리는 UNHCR 특사로 활동하면서 이라크 모술, 예멘 등 전 세계 분쟁 현장을 방문해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에도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졸리는 지난 4월에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있는 소아과를 방문, 이곳에 있는 우크라이나 청소년 난민을 만났다. 그 다음 달에는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내 의료 시설을 찾아 어린이 및 자원봉사자와 시간을 보냈다.

팔로워 14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시리아 내전으로 생긴 난민에 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WP는 졸리가 UNHCR 특사직을 내려놓는 이유에 대해 "졸리는 최근 인권 침해 문제를 저지할 수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유엔에 환멸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고 봤다.

실제 졸리는 지난 6월 타임지에 "유엔이 설립된 방식 때문에 유엔은 삶과 권리를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한 채 전쟁과 박해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강대국들의 이익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 년 간 국제기구 작업에만 집중했으며, 현지 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데 충분한 관심이 없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 WP는 졸리가 UNHCR과 멀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이미 포착됐다고 했다. WP는 "졸리는 4월에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난민과 자원봉사자들을 만났지만, UNHCR을 통하지 않고 개인 자격으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WP는 졸리 측근의 말을 빌려 "졸리가 UNHCR과의 결별을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한동안 고민했다. 기본적으로 졸리는 아웃사이더로서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개인적인 난민 구호 활동을 더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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