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나만 모르는' 이갈이…오래 방치하면 치아 망가져
- 22-12-18
평소보다 치아에 전달되는 힘 2~10배 강해…얼굴 균형 깨져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교합안전장치 쓰거나 보툴리눔톡신 주사 맞기도
이갈이는 특별한 이유 없이 윗니와 아랫니를 맞대고 치아끼리 갈아대는 행위를 말한다. 음식을 씹거나 자르는 행동과는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이갈이 증상을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딱딱한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치아가 손상될 수 있어 초기에 치과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18일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 따르면 이갈이는 주로 잠을 자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갈이는 이 악물기 등 다른 습관과 마찬가지로 음식을 씹는데 관여하는 저작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선 이갈이는 '뿌드득' 같은 불쾌한 소리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함께 잠을 자는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또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닳게 되고, 턱을 움직이는 근육이나 턱관절에 통증 및 기능이상을 일으킨다.
이갈이를 할 때 치아에 전달되는 힘은 평소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까지 강해진다. 턱근육은 물론 얼굴 전체에 균형이 깨지는 이유다.
이갈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입이 안 벌어지거나 딱딱한 음식을 씹을 수 없을 정도로 치아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치주염이 있으면 이갈이로 인해 피가 나올 수 있다.
이갈이 증상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증상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갈이 치료가 늦어지는 이유다. 대부분의 환자는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 자신의 이갈이 증상을 알게 된다. 이 같은 환자 비율은 약 90%에 달한다.
구강검진 과정에서 비기능적으로 마모된 치아가 발견된 경우에도 이갈이를 의심할 수 있다. 누구나 일생에 한두 번은 이갈이를 경험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이갈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갈이가 생기는 명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에는 윗니와 아랫니가 만나는 교합관계가 나쁜 경우 이갈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후속 연구를 통해 부정교합과 이갈이 간에는 별다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갈이 증상이 발생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 역시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 밖에 약물을 잘못 복용했거나 유전적 소인, 중추신경계(CNS) 장애 등도 이갈이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추신경계를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이갈이는 명확한 발병 원인을 모르므로 증상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로선 이갈이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턱 주위 근육의 긴장을 줄이는 교합안정장치를 입안에 장착하는 것이다. 교합안정장치는 마우스피스처럼 생겼다. 또 행동조절요법으로 이갈이 증상을 완화한다.
최근에는 저작근(턱의 주요한 근육) 부위에 보톡스 등 보툴리눔톡신 성분 주사를 맞으면 심한 이갈이 증상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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