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사 되라' 부모 고집 꺾고 하버드 첫 흑인 총장되다

[피플in포커스] 클라우딘 가이 인문과학대 학과장, 두번째 여성 총장

이민자 부모의 학구열로, 필립스엑시터·스탠퍼드·하버드 밟은 '엘리트'

 

명문사학 미국 하버드대에서 개교 이래 첫 흑인 총장이 선출됐다. 클라우딘 가이(52) 인문과학대학 학과장이다. 드루 길핀 파우스트(2007-2018) 전 총장에 이은 두 번째 여성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페니 프리츠커 총장선출위원회 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클라우딘 학과장은 하버드의 학문적 우수성을 유지하고 향상하는데 깊이 헌신한 훌륭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이번 선출은 600명 이상 후보를 놓고 스무 차례 이상 회의를 거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딘 학과장은 새 학기 시작을 앞둔 내년 7월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 허친스 아프리카인·아프리카계미국인(AAA) 연구센터소장은 이번 발표가 "학계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클라우딘 학과장은 자기 스스로 엄격한 학자일 뿐 아니라 최고의 학문적 지도자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그의 지도하에 하버드는 학문적 우수성의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지식의 한계치를 진전시키며 동시에 포용전략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딘 학과장은 1970년 미국 뉴욕에서 아이티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간호사인 어머니는 높은 학구열로 전폭 지원한 덕분에 그는 미 명문 사립고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1988)를 거쳐 스탠퍼드대 경제학 학사(1992),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1998)를 졸업했다. 유년 시절 잠시 미군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냈다.

그는 "우리 부모님은 교육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믿었다"면서 "나에게 엔지니어, 의사 그리고 변호사라는 세 가지 선택권을 주었다. 다른 이민자 부모의 아이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자가 되는 것은 부모님이 원하던 바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2006년 하버드 교수진에 합류하기 전까지 그는 모교 스탠퍼드대 정치학과에서 조교수와 부교수를 지냈다. 하버드대 정교수로 부임한 이래 2007년 AAA학 교수로 임명됐고 2015년 사화과학대 학과장, 2018년 인문과학대 학장을 거쳤다. 투표 행위와 소수자의 정치 관심도, 흑인과 히스패닉 간 연계성 등 미국의 인종과 정치 연구에 주력했다.

한편 하버드는 소수인종 배려정책(affirmative action)이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 입시에서 소수자 배려를 위해 마련된 해당 정책이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역차별이 된다는 이유로 소송이 제기되면서다. 하버드대는 다양성 증진을 위해 인종에 대한 고려가 제한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1월 심리 대상으로 채택했고 지난 10월부터 내년 6월에 종료되는 2022회기에 이 사건에 대한 변론을 개최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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