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 세 아들 워킹맘, 133년 WSJ 첫 여성 편집국장 되다

엠마 터커, 특별위서 만장일치 승인

"디지털 상식·높은 무결성 갖춰…국제적 비전·경험, WSJ에 중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창간 133년 만에 최초 여성 편집국장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WSJ 라이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기자 일을 시작해 삼십여 년간 언론계 종사한 영국인 엠마 터커(56)다.

WSJ 모회사 뉴스코프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터커 선데이타임스 국장이 내년 2월1일부터 메트 머레이(56) 현 국장 뒤를 이을 것"이라며 "5인으로 구성된 사내 언론윤리 감시기구인 다우존스 특별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그의 임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터커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1월 첫 여성 선데이타임스 국장으로 취임한 이래 정·재계를 망라한 굵직한 이슈를 보도하며 온라인 구독자 수를 2019년 말 32만 건에서 2020년 9월기준 45만 건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를 받았다.

선데이타임스는 영국 타임스 일요판으로 뉴스코프의 또 다른 자회사다. 전 세계 언론 재벌 루퍼스 머독이 폭스 코퍼레이션(엔터테인먼트 부문) 과 공동 회장으로 있는 뉴스 코퍼레이션에서 언론·출판 부문을 전담하는 뉴스코프는 미국 WSJ·다우존스·뉴욕포스트, 영국 타임스, 뉴스코프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소유하고 있다.

로버트 톰슨 뉴스코프 최고경영자(CEO)는 "터커는 디지털 상식과 높은 수준의 무결성을 갖춘 뛰어나고 영감을 주는 편집국장"이라며 "그의 국제적 비전과 경험은 WSJ에 엄청난 국제적 기회가 있는 시기에 특히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커는 1989년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 링컨 칼리지에서 정치·철학·경제(PPE) 융합 학부를 졸업하고 이듬해 런던에 본사를 둔 FT에 입사해 초기에 정치·경제 부문 보도를 맡았다. 이후 벨기에 브뤼셀(1994-2000), 독일 베를린(2000-2003) 등에서 특파원을 거쳐 FT 주말판 FT위켄드 국장이 됐다. 선데이타임스 국장 직전에는 타임스에서 부국장을 지냈다. 세 아들을 둔 워킹맘이기도 하다.  

터커는 이날 성명을 통해 "WSJ라는 우수한 저널리즘의 오랜 팬이자 독자로서 편집일을 맡게 된 데 대해 영광"이라며 "최근 몇 년간 중요한 저널리즘을 보도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등 많은 일을 해낸 WSJ의 전체 팀원과 다우존스 동료들과 하루빨리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머레이 현 국장은 한 달간 인수인계를 거치고 뉴스코프 선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다. 1994년 다우존스사 피츠버그지부 기자로 입사한 그는 사내 다양한 직무를 거쳐 2018년 6월 WSJ 국장으로 승진했다.

머레이는 성명을 통해 "오랫동안 WSJ의 본질적이고 독립적인 저널리즘에 자부심을 느껴왔고 우리 팀이 성취한 모든 것에 특별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WSJ과 다우존스는 이제 터커를 필두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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