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송명희] 한 해의 회계장부와 회개장부

송명희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한해의 회계장부와 회개장부


언제나 시간이 멈추어 있는데, 나만 몰랐다

우리는 지나간 계절을 기억 못하는

찰나의 순간이다

돌아올 계절을 두려워하는 게으른 거리에는

검은 옷을 걸친 수행자가 불안하게 서성이며

살아있는 시간을 먹어 치운다


삶도 죽음도 예고 없이 왔다가 순식간에 가고

그사이 가면극 놀음 한판도 매일 벌어지고

진실과 그림자와 수행자는

하루도 빠짐없이 망자의 점을 콕 찍기 위해 서성인다


우리는 “천국”이라는 동네에

신을 위한 군대를 대기시켜 놓았다

배후에 모신 신을 위해 꺼지지 않는 등을 켜 놓고

회계사와 회개사는 아슬아슬한 계산서를 두드린다

아무리 맞추어도 이문이 안 남는

한 해의 회계장부와 회개장부를


<해설>

시간은 빨라 한 해가 벌써 저물어 가고 있다. 이 작품 속에서 시인 역시 삶도 죽음도 예고 없이 왔다가 순식간에 간다고 한다. 주목되는 점은 시인은 사람들을 신을 위해 등을 켜놓고

한 해의 이윤을 계산하는 회계사 혹은 회개사로 희화화한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들을 경제적인 욕망의 존재와 신앙적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존재로 보고 두 부류 모두 이윤을 수확하지 못한 것으로 조명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우리의 삶의 중심이 진실함과 성실함에 바탕한 정신성에 있어야 함을 계도하므로 서 공고한 문학정신을 

구축하여 높게 평가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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