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 위협하며 "전쟁, 긴 과정" 경고…겨울 평화협상 물건너갔다
- 22-12-08
나토 사무총장 "러, 병력 증가 위해 겨울철 전투 중단 고려"
우크라, 겨울철 주요 기반 시설 파괴로 에너지 공급 절벽 위기
러시아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결국 해를 넘길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전쟁 물자 부족 등으로 겨울철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날이 풀리는 내년 봄 또 한 번 대대적인 공격이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최한 행사에서 러시아가 내년에 다시 공격할 수 있는 병력 증강을 위해 겨울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중단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러시아가 최소한 짧은 기간 이 전쟁을 멈추려고 시도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군대를) 재편성하고 회복한 다음 내년 봄 더 큰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방송된 인권이사회 연례 회의에서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뜻하는 '특별 군사작전'에 대해 "긴 과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영토의 등장과 아조우해의 내해로의 전환은 '특별 군사 작전'의 중요한 결과"라며 "이들 결과가 분명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추가 동원령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추가 동원령은 의미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추가 동원령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동원령에 대한 내부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또한 이로 인해 병력 및 전쟁 물자 등 확보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겨울철 우크라이나에서 상황을 관망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히려 산발적인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 주요 기반 시설을 파괴, 겨울철 우크라이나를 괴롭히는 한편, 에너지 공급을 통해 서방의 분열을 꾀한다는 것이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키이우를 계속 공격하면 올겨울 키이우 종말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키이우에 전력, 수도, 난방 공급이 끊길 수 있다"며 "낮은 온도 때문에 집에 사는 것이 불가능해지면 할리우드 영화처럼 아포칼립스(대재앙)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하고 있지만 상황은 암울하다"며 키이우에 완전한 정전이 발생하면 360만 주민을 모두 수용할 시설이 부족하다. 상황이 악화하면 대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정치 평론가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뉴욕타임스에 "국민은 지쳐가고 있고 푸틴 대통령은 장기전이 대중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는 제2의 동원을 원하지 않고 있고, 겨울 동안 버틸 수 있는 충분한 병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는 겨울철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감소시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지원을 잠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러시아 내부 공격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실제 핵 사용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핵무기를 방어 수단임과 동시에 잠재적 반격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장 앞선 핵무기들을 갖고 있지만, 이를 휘두르고 싶지는 않다.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일 러시아 랴잔주 랴잔시와 사라토프주 엥겔스시의 군사비행장에 폭발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비행기 2대가 파손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6일에는 쿠르스크주 비행장이 공격받았다.
이와 관련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할 위험이 국제적 압력에 대응해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국제사회가 레드라인을 정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핵무기 사용 위협을 멈췄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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