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변이, 영국 변이보다 전파력 강하다…그 이유는
- 21-01-03
남아공발 변이 'E484K'·'K417N' 변이 추가 발견
두 변이 모두 ACE2 결합에 영향…감염력 더 강화돼
최근 방역당국은 영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발견된 변이도 국내에서 발견됐다. 남아공발 변이는 영국발 변이에 비해 변이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12월 26일 남아공발 입국자 1명의 검체서 확인됐다. 이 환자는 입국 당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곧바로 격리됐다.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B.1.1.7'와 남아공발 변이 '501.V2' 모두 기존에 발견된 바이러스에 비해 감염력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감염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감염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어 경계 대상이다.
특히 남아공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는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보다 감염력이 더 높을 수 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어 더욱 우려된다.
호주 바이러스학회 회장인 길다 테치지안 브루넷 연구소 교수는 "남아공 변이는 (영국발 변이에 비해) 'E484K'와 'K417N'라는 두 유전자에 변이가 더 추가됐다"고 말했다.
앞서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남아공으로의 여행 제한을 발표하며 해당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내 확산 중인 바이러스보다 변이가 더 진행된 것으로 보이며 더 많이 전파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영국·남아공발 코로나19 변이,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에 영향…감염력에 영향
영국발 코로나19 변이가 감염력이 높은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표면에 위치한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에서 발생한 변이가 원인으로 꼽힌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가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주요 부위다.
영국발 변이는 모두 23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는데 그중 6개는 바이러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복제과정에서 변이가 계속 발생한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수의 변이가 한 번에 보고된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또한 6개 변이를 제외한 나머지 17개 변이 중 8개가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보건당국은 그중 'N501Y', 'N439K' 및 'Y453F' 유전자 변이가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력 증가에 관여할 것으로 추측했다.
특히 N501Y는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에 침투하는데 표적으로 삼는 '안지오텐신2(ACE2)' 수용체 단백질과의 결합을 더 강하게 만든다. 이 N501Y는 남아공발 변이에서도 발견됐다.
남아공발 변이에서 발견된 E484K 유전자는 N501Y와 마찬가지로 ACE2와 결합에 관여해 감염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공의 감염학자인 리처드 레셀스 교수는 지난주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데이터와 영국 당국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남아공발) 변이는 사람 간 감염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버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이전보다) 조금 더 효과있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501.V2는 남아공 전역 5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약 200개의 샘플에서 발견됐다. 초기에는 해안 지역에 국한해 발견됐으나 현재는 내륙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두 변이 모두 치명률엔 영향 없어…감염력 높아 개인방역지침 더 철저히 지켜야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 영국과 남아공발 변이 모두 치명률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을 새로 개발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을 접종하면 면역반응에 의해 몸에서 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항체가 생성된다. 이때 일부 항체는 새로운 변이에 작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항체도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효과가 약간 떨어질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아직 새로운 변이로 인해 코로나19가 더 악화된다는 증거는 없다. 영국 보건당국 또한 환자들은 이전과 동일한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은 더 많은 데이터와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 새로운 이 변이가 이후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변이가 현 의료시스템의 수용 능력을 압도하는 속도로 확산될 경우 이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
가디언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및 개인 위생규칙 준수 등 기존 감염 예방 조치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다른 사람과 가까울 수록 감염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0시기준, 국내 변이 확진자 10명 확인…치명률은 확인안돼
한편 지난 2일 0시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영국발 변이 9건, 남아공발 1건 등 모두 10건이다.
당국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크다는 의견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김은진 방대본 검사분석1팀장은 "아직 전문가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에서 연구 중"이라며 "좀 더 확고한 실험적·임상적 연구를 통해서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치명률도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은진팀장은 "남아공의 경우 환자 증가 수에 기반해 전파력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고, 그 이외에 치명률 등 외형성에 관한 보고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영국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유행을 주도하는 우세 바이러스가 될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새로 등장한 변이 바이러스가 언젠가는 전 세계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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