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2년 만에 다시 피운 꽃, 벤투의 4년 뚝심이 통했다
- 22-12-03
조별리그 1승1무1패로 16강행
한국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같은 시간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제압하면서 기적의 16강 진출이 완성됐다.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골득실 0·4골)가 되면서 우루과이(1승1무1패‧승점 4‧골득실 0·2골)를 다득점에서 앞선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이 월드컵 무대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이다. 한국은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모두 조기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한국이 다시 한번 세계 축구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벤투 감독의 존재다. 한때 '고집'이라 불리던 벤투의 소신과 뚝심이 한국 축구사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다. 2022.1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지난 2018년 한국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팀을 이끌며 역대 A대표팀 최장수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은 부임 직후 "볼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고, 기회를 많이 창출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이전과 다른 플레이를 한국 대표팀에 이식시키려 노력했다. 그동안 늘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나섰던 한국 입장에서는 장황한 목표처럼 보였다.
한국에 어색한 축구는, 자리를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벤투 감독 부임 후 5개월 뒤 치러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답답한 경기력 끝에 카타르에 패배, 8강전에서 탈락했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도 북한, 레바논과 0-0으로 비기는 등 기대 이하의 경기력과 결과를 냈다. 나아가 지난해 3월 일본 원정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0-3으로 완패하자 대중들은 벤투 감독에게 등을 돌렸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관된 전술과 철학을 주문하며 뚝심 있게 나아갔다.
그 뱃심과 함께 서서히 팀은 달라지기 시작했고 성과도 보였다. 결국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경기를 남기고 조기에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11년 만에 이란을 꺾기도 했다.
모처럼 조기에 최종예선을 통과했지만, 그래도 벤투 감독을 향한 불신의 시선은 여전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난 뒤 브라질(1-5)과 일본(0-3)에 완패를 당하자 벤투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이강인이 공을 향해 달리고 있다. 2022.1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여기에 일부 여론은 '특정 선수'를 뽑지 않고 기용하지 않는다며 벤투 감독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부임 초반부터 강조했던 점유율을 통한 축구의 완성도를 높였고, 기어이 월드컵 무대에서 이를 제대로 실현했다.
당초 한국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라고 점쳐진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벤투호는 물러나지 않고 자신들의 축구를 했다.
새로운 선수들의 발굴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기성용(서울), 구자철(제주) 등 주축들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가운데 벤투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나상호(서울), 김문환(전북) 등을 대표팀에 안착시켰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된 조규성(전북)과 이강인(마요르카)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팀 전력 상승을 이끌어냈다.
벤투 감독의 소신으로 모처럼 16강에 오른 대표팀은 이제 사상 첫 원정 8강전 진출에 대한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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