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AZ 백신 논란…혈전 관련 있나 없나
- 21-04-07
아스트라제네카가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혈전과의 연관성 문제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간 대부분의 보건 당국들은 관계가 없는 것 같다고 밝혔지만 유럽의약품청(EMA)의 한 고위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 당국자 말 한마디로 혈전 논란 다시 시작 : 5일 EMA의 백신 책임자인 마르코 케발레리는 이탈리아 일간지 메사게고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혈액 응고 현상이 백신과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신의 어떠한 성분이 이 같은 반응을 일으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자 EMA는 아직 검토중인 문제라면서 진화에 나섰다. EMA는 "안전성위원회는 이 문제에 관해 아직 결론에 다다르지 못했으며 현재도 검토가 진행중"이라며 7일께 언론 브리핑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현재로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 문제와 관련이 없다"며 "이 백신의 이익-위험성 평가는 아직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혈전 논란이 불붙으면서 이로 인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 국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진행중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일시 중단됐다.
◇ "혈전, 백신 아니어도 생겨" vs "그래도 여전히 이상해"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는 주로 유럽을 중심으로 퍼져왔다.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후 혈전 부작용을 보인 사례는 모두 30건이 보고됐으며,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독일의 경우 31건의 혈전 부작용이 발생했고 이 중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노르웨이에서도 6건의 혈전 부작용이 보고됐고,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이 같은 부작용 발생에도 지금까지 각국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 혈전 발생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다만 독일과 이탈리아의 경우 백신 접종에 연령제한을 두는 등 제한적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하다고 주장해온 이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혈전 비율이 백신 접종 후의 비율과 비슷하다는 것을 증거로 내세운다.
하지만 BBC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후 생겨난 혈전의 경우 특이하게 혈소판 수치가 낮고, 다른 혈액 응고 장애와 연관된 항체가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혈소판은 혈액 응고를 돕는 물질인데 이 수치가 낮으면서도 혈전이 발생한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은 그래도 여전히 이 혈전이 백신에 의한 게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19 병 자체가 비정상적 혈전 형성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 인구가 적은 독일과, 그보다 7배나 더 많은 국민들을 접종시킨 영국이 혈전 부작용 발생과 사망자 수가 비슷한 것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유를 백신 접종 연령대가 달라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고령자부터 맞고 아래로 내려온 반면 독일은 시험 자료가 부족하다며 처음에는 65세 이상 접종을 거부해,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인구 약 90%가 60세 미만이다. 즉 면역 반응이 강한 젊은층일수록 부작용이 강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 위험보다 이득 커…100만명에 부작용 12명, 코로나 사망은 수천명 : 하지만 백신의 위험성이 있다 해도 이를 맞아서 얻는 이득이 여전히 큰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 데이터를 적용해보면 100만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히면 12명에게 혈전이 생기고 그 가운데 4명이 사망한다.
하지만 60세 100만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2만명이 죽고, 40세 100만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1000명이 죽는다. 이처럼 혈전 위험에도 백신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코로나19로 죽을 가능성보다 현저하게 낮다고 BBC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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