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 정글 속 창문 없는 콘크리트 막사에 갇혀 있어

외부 소통 막기 위해 12개 휴대전화 차단탑도 설치돼

 

아웅산 수지(77) 미얀마 국가 고문이 창문 하나도 없이 정글 속 콘크리트 막사에 갇혀 있다고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은 수지 고문이 외부와 소통을 하지 못하도록 막사 인근에 십여 개의 통신 차단 탑도 설치하는 등 외부 소통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지 고문의 경제자문을 맡았던 숀 터넬 호주 경제학자는 FT에 "수지 고문은 현재 정글 속 세워진 콘크리트 수용소에 갇혀 있다"며 "오두막 주변에 12개의 휴대전화 차단탑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터넬 교수는 지난해 2월 수지 고문이 체포된 이후 그를 실제로 면담한 몇 안 되는 인사 중 하나다. 그 역시 '공무상 비밀' 누출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650일 간의 포로 생활 끝에 미얀마 정권에 의해 석방됐다.

그는 "수지 고문이 군사정권에 투옥됐음에도 여전히 좋은 정신을 가지고 있다"며 "보리스 존슨과 리즈 트러스 영국 전 총리의 소식을 접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가 촉발한 세계 상황에 소름 끼쳐했다"고 전했다.

터넬 교수는 또 "수지 고문은 항상 갈퀴처럼 말라 있었지만, 지금은 심지어 더 말랐다"면서도 "그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강하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수지 고문을 체포, 이후 최소 18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지난달 12일 부패 혐의 2건을 유죄로 인정하며 전체 형량이 26년으로 늘어난 상태다.

인권단체 정치범 지원협회(AAPP)에 의하면 미얀마 군부정권은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3400명 이상을 살해하고 수천명을 투옥했다.

공동 비서인 코보키는 터넬 교수의 석방을 환영하며 "1만2000명 이상이 구금돼 있으며 이마저도 보수적인 수치"라고 설명했다.

터넬 교수도 650일간 포로로 지내는 동안 인세인 교도소 외곽의 한 창문 없는 건물에 수감돼 심문을 받아야 했다. 당시 족쇄를 찬 바닥에 고정된 강철 의자에 앉아서 심문을 받아야 했다.

이후 터넬 교수는 인세인 교도소로 이송된 뒤 2021년 7월에는 네피도로 옮겨져 수지 고문과 다른 3명의 경제 정책 입안자들과 함께 피고인 1순위로 기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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