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모인 붉은악마…무승부에 "잘싸웠다" 환호
- 22-11-24
좋은 기회 찬스에 아쉬워하고 위기에 머리 쥐어뜯기도
"잘 싸웠다" 서로 격려…축제 분위기였던 '거리 응원'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거리응원에 나온 시민들은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와 대등한 경기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 드리볼에 환호, 이강인 투입되자 기대감 절정
24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주최 측 추산 2만6000명의 응원단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주최 측이 예상한 1만명뿐 아니라 경찰이 전망한 1만5000명을 훌쩍 뛰어넘는 인파가 모였다.
이날 경기 전반 우리나라가 대등한 경기를 펼치자 응원단의 환호와 탄식이 반복됐다. 황의조가 문전 앞에서 좋은 기회를 놓치자 사람들은 머리를 감싸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으악"이라며 오열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었다. 우루과이의 코너킥 상황에서 골대를 맞고 나오자 안도하며 머리를 쥐어뜯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응원단 대다수는 좋은 경기력에 박수를 보내며 큰 환호로 응원을 이어갔다.
후반에도 한국은 우루과이와 열띤 공방전을 이어갔다. 손흥민이 좋은 드리블을 보여줄 때는 "좋아 좋아"라며 환호했다. 김민재가 상대편에 거친 반칙에 넘어지자 "아악"이라며 같이 아파하기도 했다.
이강인이 교체 투입하자 응원단은 "이강인"을 외치며 큰 환호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음에도 승부를 짓지 못하고 경기는 0대0으로 마무리됐다. 응원단은 우리가 득점을 거두진 못했지만 대체로 "잘 싸웠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24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를 보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오후 6시부터 본격 응원전 시작…빠른 속도로 광화문광장 들어차
거리 응원전은 오후 6시부터 시작됐다. 이미 500명이 광화문 육조광장 본무대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앞에 모였다. 군중들 사이엔 가로세로 10m 남짓 돼 보이는 태극기가 놓였다.
서울시는 인파 관리를 위해 육조마당을 5개 구획으로 나누고 철제펜스를 쳤다. 경찰과 안내요원들은 1m 간격으로 촘촘하게 서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하지만 쉼 없이 몰려드는 인파에 5개 구역은 수용인원을 넘어섰고 경기 시작 전에도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 8차로 중 6차로를 막아 응원 장소를 추가로 확보했다.
대부분 응원단은 대표팀 유니폼 등 붉은 계통의 옷이나 두건 등을 착용하고 응원전에 나섰다. 추운 날씨 탓에 외투를 걸친 사람들조차도 붉은빛이 나오는 머리띠 등을 착용하는 등 '붉은악마'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막 퇴근을 마치고 온 듯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도 상당수였다.
광장 곳곳에는 태극기와 응원 머플러, 담요, 붉은색 티셔츠 등을 판매하는 가판이 섰다.
일부 응원단은 얼굴에 빨간색 페인팅을 하거나 태극기 망토를 걸치기도 했다. 본무대에서 신나는 노래가 울려 퍼지자 일부 응원단은 춤을 추면서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오후 8시부터는 가수들이 본부대에 올라 공연을 하며 응원전의 열기가 달아올랐다.
이모씨(23·여)는 "우루과이가 강팀이지만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사람들이랑 함께 기쁨 나누자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김모씨(50·여)는 "근처 사는 사람인데 젊은 사람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같이 즐기러 왔다"며 "우리가 2대1로 이길 것"이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응원단은 무산 위기 끝에 극적으로 성사된 거리 응원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김서현씨(26·여)는 이날 친구 2명과 함께 붉은악마 티셔츠와 악마뿔 머리띠를 착용하고 거리 응원에 나섰다. 김씨는 "오랜만에 거리 응원 행사라 기대되고 옷까지 맞춰 입고 와서 더 신난다"며 "취소될 수도 있대서 포기했는데 이번 계기로 잘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강민주씨(20·여)는 "며칠 전에 거리 응원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친구들과 왔다"며 "우리나라가 꼭 이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광화문광장 외에도 전국 12개 장소에서 응원을 이어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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