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형 당뇨 2년 지연' 첫 치료제 美서 승인…약값은 2억 넘어
- 22-11-21
프로벤션바이오 항체치료제 '티지엘드' 지난주 FDA 승인…3기 진행 2년 지연시켜
2주간 투여비용 약 20만달러…인슐린 투약비용 및 당뇨 질환 치료비 줄일 수 있어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1형 당뇨병 발생을 지연시키는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물이 곧 미국 출시를 시작할 예정이다.
치료비는 총 2억원이 넘는 비싼 가가이지만 가격대비 효용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프로벤션바이오는 지난 17일 FDA로부터 제1형 당뇨병 치료제 '티지엘드'(성분 테플리주맙-mzwv) 품목허가를 받아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와 함께 곧 미국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가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베타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약물 치료와 식습관, 운동 등으로 개선 가능한 제2형 당뇨와 달리 제1형 당뇨 환자는 평생 인슐린을 투약해야 한다.
특히 3기 1형 당뇨 환자 중 최대 50%는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겪을 위험이 크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발생하면 심할 경우, 혼수상태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10세 이전에 제1형 당뇨를 진단받으면 기대 수명이 16년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지엘드는 항 CD3 표적 항체치료제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마크로제닉스가 처음 개발해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에 이전했지만 다시 프로벤션 바이오로 넘어왔다. 베타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와 결합해 과잉 면역반응을 비활성화하면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원리이다. 14일간 하루 한 차례 정맥주사로 투약한다.
회사 측은 2기 1형 당뇨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에서 참가자가 3기 1형 당뇨로 진행되는 기간을 관찰했다. 임상시험 결과, 티지엘드 치료군은 3기까지 진행되는 기간이 중앙값 50개월 걸렸지만 위약을 투여한 환자군은 3기까지 중앙값 25개월이 걸려 티지엘드가 위약 대비 1형 당뇨 3기 진행을 약 2년 더 지연시켰다.
FDA는 해당 약물 승인으로 향후 소아·청소년 또는 청년들이 인슐린을 투여하기 전 더 많은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치료과정에 2억6000만원…2023년 매출 541억 예상
프로벤션바이오는 지난 18일 설명회에서 티지엘드의 도매약가(wholesale acquisition cost)를 바이알(병)당 1만3300달러(약 1800만원)로 정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전체 치료과정에 14바이알이 쓰이니 총 19만3900달러(약 2억6252만원)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미국 의약전문지 엔드포인트는 미국 실리콘벨리은행그룹(SVB)이 티지엘드 원가를 11만5000달러(약 1억5571만원)로 추정했다며 2023년 약 4000만달러(약 541억원) 규모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우선 항체 수치가 2 이상이고 이상혈당증이 있는 제1형 당뇨 환자가 대상이다.
이번 승인으로 사노피는 프로벤션바이오에 마일스톤으로 3500만달러(약 473억원)를 지급할 예정이다. 프로벤션바이오 또한 마크로제닉스에 6000만달러(약 812억원)를 지급한다.
◇"인슐린 가격 급등으로 가격 대비 효용↑" 주장
부담스러운 비용에도 최근 급증하는 미국 내 인슐린 가격에 비해 가성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티지엘드 사용으로 인슐린 투약을 몇 년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미국 내과학회지에 따르면 연간 미국인 130만명 이상이 비용 때문에 인슐린 구매를 늦추거나 투여 용량을 조절하고 있다.
미국 당뇨병협회는 미국 내 당뇨환자가 1년 의료비로 평균 1만6752달러(약 2268만원)를 지출하고 있으며 9600달러(약 1300만원)는 당뇨병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티지엘드가 상용화되면 환자들이 연간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벤션바이오와 사노피는 티지엘드 보험적용 범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자체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을 갖춘 환자에 재정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슐리 팔머 프로벤션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질병이 진행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던 2기 1형 당뇨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했다"며 "(당뇨 치료제) 판도를 바꾸는 혁신적인 약물"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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