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어떤 식으로 끝날까…5가지 시나리오
- 22-11-19
우크라 승리-러시아 승리 양쪽 다 가능성 낮아
푸틴 실각하더라도 갈등 지속될 가능성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확전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잠정 발표가 나오면서다.
본격적인 겨울을 코앞에 둔 현재 두 나라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협상 신호를 받았다고 보도한 뒤로 '겨울 평화협상론'이 솔솔 무르익고 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도 "우크라이나는 할 수 있는 데까지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압박해야 하겠지만 겨울이 되면 전술 작전이 느려질 수 있다"며 이것이 정치적 해결을 시작하기 위한 대화의 개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남부 헤르손을 수복하는 등 일정 성과를 거뒀으나, 밀리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몰아내고 완전히 군사적으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출신 언론인 레오니드 베르시드스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말과 관련해 다섯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시나리오 1.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군사적 승리
이미 우크라이나는 남부 헤르손에서 러시아의 항복을 받아냈다.
이 시나리오에서 우크라이나는 거듭된 전투를 통해 강해진 군대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멜리토폴을 공격한 뒤 마리우폴을 공격한다. 이후 크름반도로 향하는 러시아의 육교를 끊고, 사기가 떨어진 러시아 부대를 단기간에 쓸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되찾는다고 해도, 러시아를 침공하지 못하는 이상 갈등은 해결되지 않는다고 베르시드스키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승리가 일종의 평화 협정으로 귀결되더라도, 러시아가 민스크 협정을 존중하지 않고 또다시 침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스크 협정이란 2014년과 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친러시아 반군 간에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로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체결된 2개의 정전 협정을 말한다.
◇시나리오 2. 러시아 푸틴 정권의 종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는 한 러시아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가능성은 낮지만 아에 없는 것은 아니라고 베르시드스키는 분석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동원령은 그의 인기를 떨어뜨렸고, 우크라이나에서 최근 패배를 겪으면서 전쟁을 지지하는 러시아 국가주의자들의 실망감을 유발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전복 시도에 당할 만큼 약하지 않다. 그는 여전히 억압적인 방식으로 지도부를 통제하고 있으며, 러시아 편에서 참전한 군인들과 다양한 용병들도 그에게 복종한다.
만약 그가 우크라이나전에서 또 패배를 맛본 뒤 입지가 약해진다고 해도,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나서 정권이 뒤집히기보다는 오히려 푸틴 대통령과 비슷하거나 더 매파적인 인사가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베르시드스키는 러시아 내에서 성공적인 반정부 시위나 쿠데타를 계획할 의지, 결단력, 후원 세력을 지닌 집단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고 봤다.
그는 "푸틴이 실각하거나 자연사하더라도 갈등은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나리오 3.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밀실 거래
가장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다.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일정 영역의 영토를 가져갈 수만 있다면 뒷거래를 통해 기꺼이 평화협상에 나서려 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과 추측이 나돌았다.
베르시드스키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현재 점령하고 있는 땅을 그대로 내줄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서방의 지지가 없더라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 대다수의 의향에 따라 러시아와 계속 싸울 수밖에 없다. 개전 초 서방의 군사 원조가 본격적으로 제공되기 전에도 우크라이나가 계속 싸운 이유기도 하다.
◇시나리오 4. 러시아의 군사적 승리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전체가 러시아에 귀속되거나, 키이우에 친러시아 괴뢰 정권이 세워질 경우의 수다.
그러나 지난 몇 달간의 사건을 봤을 때 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러시아 군대는 현재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물리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베르시드스키는 "러시아는 주도권을 잃었고, 전체적으로 필요한 만큼의 동기를 가지지 못했다"며 "러시아는 재무장과 재훈련,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세계에 충격을 주고 경외를 일으킬 기회는 지난 2월과 3월 초에 낭비됐고 현실이 시작됐다"며 "수십 년 동안의 구조적인 부패 이후 러시아 군대는 별로 좋은 현실에 처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5. 서방에 의한 러시아의 전략적 패배
이 경우도 가능성이 낮다. 전략적 패배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과 일본의 운명을 답습하는 것으로, 러시아가 이후 탈푸틴화와 탈나치화를 겪는 것을 뜻한다.
시나리오가 달성되려면 나토가 재래식 전쟁에 나서서 러시아를 격파하고, 양측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어떤 서방 지도자들도 나토의 이름으로 러시아와 전쟁에 나서는 데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
한편 러시아의 거듭된 핵 위협과 관련해 베르시드스키는 "러시아 지도부가 결정적인 패배를 피하려고 전 세계를 불바다로 만들 만큼 미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베르시드스키는 신이 개입하지 않는 한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분쟁을 종식시킬 현실적인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접경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진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런 사건이 또 발생한다면 모든 워 게임과 사설들을 뒤집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은 수천 명씩 죽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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