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괴물 ICBM' 화성-17형 쐈나… "완성 단계 진입한 듯"
- 22-11-18
정상 각도 발사 땐 사거리 1만5000㎞ 이상 추정
전문가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확보했을 가능성"
북한이 18일 동해상을 향해 쏴 올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 전문가들은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이달 초 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엔 그 '성공'뿐만 아니라 사실상 '완성' 단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갔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이 ICBM을 고각(高角) 발사(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것) 방식으로 발사돼 약 1000㎞ 거리를 비행하면서 최고 6100㎞ 고도까지 치솟았다. 최고속도는 마하22(초속 7.48㎞) 수준으로 탐지됐다.
일본 방위성에선 이 미사일이 70분 가까이 비행한 뒤 오전 11시24분쯤 홋카이(北海)도 오시마오시마(渡島大島) 서쪽 약 200㎞ 거리 해역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측이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 내다.
이와 관련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이 ICBM을 정상 각도(30~45도)로 쐈을 경우 1만5000㎞ 이상을 날아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평양에서 미 워싱턴DC까지 거리가 약 1만1000㎞임을 감안할 때 미 본토 전역이 북한 ICBM의 사정권에 들어간단 얘기다.
북한은 올 들어 이날까지 총 8차례(추진체 개발시험 및 실패 사례 포함)에 걸쳐 ICBM을 쏘며 그 성능을 시험해왔다.
북한은 올 3월24일 정점고도 620여㎞, 비행거리 약 1080㎞의 ICBM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뒤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쏜 ICBM을 '화성-17형'이 아닌 기존 '화성-15형'으로 판단했다.
이후 북한은 3차례 더 ICBM을 발사했고, 이달 3일에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화성-17형' 추정 ICBM 1발을 쐈다.
북한이 이달 3일 발사한 ICBM의 경우 비행 중 로켓 엔진 추진체를 차례로 분리하는 '단 분리'가 2단계까지 진행됐으나, 최종적으론 정상 비행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름 만에 다시 발사한 이번 ICBM은 '단 분리'(2단)를 정상적으로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미 본토를 타격하는 데 충분한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화성-17형' 개발이 어느덧 완성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시되는 이유다.
ICBM 개발의 핵심은 사거리와 함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다. 이와 관련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이 "6000㎞ 이상 고도에서 정점을 낙하하는 동안에도 계속 레이더 포착된 것 같다"며 "재진입체(탄두부)가 대기권에 재진입 때 고열과 충격으로 산산조각 나면 레이더에 안 보일 수도 있는데, 이를 계속 포착됐다면 재진입 기술을 어느 정도 갖췄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북한이 이날 ICBM 발사를 통해 재진입시 고열에 내부 전자장치나 기폭장치가 망가지지 않았는지 여부도 원격 수신 장비 등을 이용해 확인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반면, 북한이 아직 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기술 완성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ICBM의) 재진입 기술까지 검증하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해야 한다"며 "북한은 고각 발사를 통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추진체를 갖고 있음을 보여줬을 뿐이다. 재진입 기술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간 전문가들은 '화성-17형'의 크기 등을 이유로 북한이 이 미사일을 '다탄두 ICBM'으로 개발해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둬왔다.
장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탄두 여러 개를 탑재한 미사일을 미국 동부까지 날려 보내기 위해선 후추진체도 필요하다. 후추진체 무게가 1톤 정도 된다"며 "이렇게 무게가 늘어난 다탄두 미사일은 엔진 추력을 키우더라도 사거리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북한이 이 모든 기술적 과제를 극복했는지 여부는 "정상 각도로 발사해야만 알 수 있다"는 게 장 교수의 지적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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