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9개월 만에 최대 성과'…헤르손 되찾은 우크라인들 '감격'
- 22-11-12
3월 함락 뒤 키이우로 피난한 헤르손 실향민들, 마이단 광장 모여 눈물의 포옹
11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헤르손은 이제 우리의 것"이라고 발표하자, 수도 키이우 시민들은 마이단 광장에 모여 밤 내내 해방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특수부대로 구성된 선발대가 헤르손 중심부 드니프로강 서쪽 둑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바로 직전 러시아 국방부는 드니프로강 서쪽에 있던 러시아군 3만여 병력이 강 동쪽으로 철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함락된 남부 항구도시이자 전략 요충지 헤르손을 되찾은 건 우크라이나에 있어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래 처음이자 최대 성과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이단 광장에 나온 헤르손 출신 시민 나스티아 스테펜스카(17)는 글썽이는 눈으로 "내가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내 도시가 마침내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아직 학생인 스테펜스카는 러시아군이 처음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들어왔을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끔찍했다. 바로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심지어 다음날 우리가 살아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런 스테펜스카에게 헤르손 수복 소식은 곧 모든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쁨으로 다가온다. 그는 "가능하고 안전한 때 돌아갈 것"이라며 "곧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키이우 시 거리에는 음악과 요란한 자동차 경적이 울려 퍼졌다고 AFP는 전했다.
지난 3월 러시아군이 헤르손을 점령하자 키이우로 피난했던 시민들이 오후 7시부터 마이단 광장에 모여 국기를 들고 샴페인을 터뜨리고 서로 부둥켜안기 시작했다.
아르템 루키우(41)는 "처음엔 밎지 않았다. 몇 백 미터씩 그렇게 몇 주나 몇 달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단 하루 만에 군이 헤르손에 도착했다"며 "최고의 서프라이즈"라고 말했다.루키우는 "아이들에게 '바로 그거야. 우리는 해방됐어'라고 말하며 국기와 두 아이들을 동시에 안은 뒤 이윽고 울기 시작했다고 AFP는 전했다.
마이단 광장은 1991년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는 의미있는 장소다. 이곳에서 헤르손의 실향민들은 일제히 애국가를 부르며 연신 눈문을 닦아냈다.
루키우는 "우리는 정말 행복하다"며 "이날을 9개월간 기다려 왔다"며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땅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요충지 함락 8개월 만에 수복…젤렌스키 "역사적인 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비디오 연설을 통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는 남쪽 지역을 되찾고 헤르손을 수복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도시 외곽까지 온 우리 수비대는 진입이 임박했다"면서 "그러나 특수부대는 이미 도시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 발표 직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선발대가 헤르손 내 드니프로 강 서쪽 둑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흑해를 낀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은 개전 초기인 올해 3월 함락됐다. 최대 물동항 오데사로 가는 관문이자, 러시아가 2014년 점령한 크림반도로의 담수 공급로였으며, 무엇보다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이어 러시아 본토까지 연결하는 육로가 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였던 탓이다.
러시아는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가장 먼저 헤르손을 점령하고 오데사로의 서진을 꾀했으나, 우크라이나 역시 치열하게 막아내고 수복을 시도하는 등 양측이 대치 상황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9일 러시아는 돌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발표와 우크라이나 내 군 사령관 세르게이 슈로비킨 장군 연설을 통해 보급 문제로 철군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틀 만인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3만여 병력이 드니프로강 동쪽으로 철수를 완료했다고 선언한 것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헤르손 수복과 관련, "우크라이나는 지금 또 다른 중요한 승리를 쟁취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무슨 짓을 하든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자축했다.다만 우크라이나 측 설명에 따르면 러시아군 일부가 여전히 헤르손 내에 주둔하고 있다. 일부는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매복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청은 텔레그램에 러시아어로 된 성명을 내고 남은 러시아군 병사들을 향해 "죽음을 피하려거든 즉시 항복하라. 항복한 러시아군은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제 군이 지뢰 제거 등 헤르손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를 최대한 빨리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 '소련 아프간 철군' 이래 최대 실패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에 따르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4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10만 명도 넘는 러시아 군인이 사상했다. 우크라이나 병력 손실도 러시아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소련 시절 10년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보다 더 큰 인명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되는 상황에서 이번 철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전기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러시아는 헤르손에서 철군해도 이 지역이 러시아의 점령지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지난 9월 말 헤르손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4곳 점령지에서 주민투표를 열고 찬성 우세로 공식 병합을 발표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곳은 러시아 연방이며, 변화는 없고 있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헤르손을 합병한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후회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올해 8월 시작한 남부 영토 수복 작전을 통해 마을 40곳 이상을 탈환한 데 더해 요충지 헤르손까지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의 기세는 전날 미국이 발표한 새 안보 지원 패키지로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방어체계와 지대공 미사일을 포함 총 4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책을 약속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전주서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신청하세요”
- 한인학부모회 미술대회서 리아 최,엠마 양 ‘대상’
- 서북미문인협회 20회 뿌리문학신인작가상 공모한다
- 창발 한인들 참여하는 자선기금마련 테니스대회 개최한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 호주와 뉴질랜드여행 어때요?”
- 한국학교서북미협의회, 5개 행사 종합시상식 열어(+화보)
- 이번 주말 제74주년 6ㆍ25 합동기념식 열린다
- 재미대한탁구협회 회장배 대회 열린다(+영상)
- 시애틀 통일골든벨 ‘성공’…김환희군 1등 영광 차지(+영상,화보)
- <속보> 오늘 정부납품 세미나서 한인상공인 위한 플렉스 펀드도 설명
- [신앙칼럼-최인근 목사] 기다림의 미덕(美德)
- 오리건 김성주의원 차남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
- “윤혜성 교장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 타코마한인회, KWA‘비지니스 활성화 그랜트신청’돕기로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세일정보(6월 7일~ 6월 10, 6월 13일)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8일 토요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8일 토요산행
- 한국 스타트업 미국진출 위해 중진공·시애틀총영사관 협력
- 시애틀시 ‘6월4일 한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날’로 지정
- 6월 정부납품 세미나 이번 주말 열린다
- 시애틀 한인, 워싱턴주 EOC 커미셔너로 활동
시애틀 뉴스
- 애완견 데리고 캐나다 가는 것 어려워진다
- <속보> 지난 주 사망한 유명 워싱턴주 우주인 앤더스 사망원인은 ‘타박상’
- MS-애플-엔비디아 시총 1위 두고 사투…‘시총 삼국지’
- 억울한 살인죄 뒤집어쓰고 23년 복역했지만 "보상은 안돼"
- 시애틀 차이나타운 전 베트남마켓 건물서 화재 발생
- 스타벅스 '단골도 등돌려'...좋은 시절 끝났나
- 시애틀지역 세입자 강제퇴거 소송 빨라진다
- 킹 카운티 홈리스 업무수장 돌연 해고돼 '논란'
- 시애틀고교서 또 총격사망사고 ‘캠퍼스 안전’우려
- 지구사진 찍은 워싱턴주 우주비행사, 소형 비행기 조종중 추락사(영상)
- 미국주택구매 희망자 71% “모기지 인하 기다린다”
- 시애틀서 트레이더 조스 인기 좋다-새 지점 개설한다
- 시애틀에 미국 최대규모 벽화 등장했다
뉴스포커스
- 동해 가스전 '대왕고래' 시추 예산 확보 난항…산업부 "국회 계속 설득"
- 고도화되는 시리vs빅스비, 누가 더 똑똑할까…'AI 비서 대전'도 뜨겁다
- 인천공항 안에서 테니스 친 커플 "야구도 할 기세, 무개념"[영상]
- '18일 총파업' 동네의원 절반 이상 동참…"후배들 다침에 선배의사 분노"
- 공매도 금지, 내년 1분기까지 연장…"전산시스템 구축 먼저"
- 최재영 "김건희 여사, 대통령 사칭하고 국정농단"
- 유재환 母 "신변 비관 아들, 산소호흡기 떼려고 몸부림…소변줄도 뽑아"
- 이재용 "삼성답게 미래 개척하자"…저커버그 8번째 만난 美 출장
- '롤스로이스男' 마약 처방 의사 징역 17년 중형…마취 환자 준강간까지
- '부안 지진' 중대본 "향후 일주일, 큰 규모 여진 발생할 수 있어"
- "네이버와 선긋나"…라인야후, 日에서만 '라인페이' 서비스 종료
- 민주, 김건희 특검법 당론 채택…'주가조작·명품백' 타깃
- 박세리 부친 "딸, 골프 시킨 이유? '돈' 될 거라 생각" 인터뷰 재조명
- 정청래 주도 법사위, 오늘 첫 전체회의…'해병대원 특검법' 상정
- 빅5도 동참 ‘18일 총파업’ 판 커진다…환자들 “엄정 대응해야”
- '대왕고래'에 주가 치솟자 "이때가 기회?"…가스공사 임원들 '현금화' 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