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월 수출, 예상 밖 0.3%↓…전 세계 경기둔화 위험↑

위안화 약세와 연말 쇼핑시즌에도 수출기업 힘 못써

"제로 코로나로 인한 공급 차질과 대외 수요 부진 모두 반영"

 

중국의 10월 수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7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수출 규모는 2983억7000만달러(약 420조원)로 전년동기 대비 0.3% 떨어졌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4.3%뿐 아니라 전달 수치인 5.7%보다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기록한 2020년 5월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수출은 중국 경제 지표 가운데 그나마 가장 견조한 부문이었다. 그러나 이달 수출이 예상 외로 마이너스 전환하면서 시진핑 3기 지도부는 더 큰 도전을 맞게 됐다.

10월 수출이 극적으로 감소한건 전반적인 수요가 취약하다는 의미다. 중국이 고수하고 있는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과 장기화된 부동산 약세,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 등 여러 요소들이 중국의 제조업 부문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안화 약세와 연말 쇼핑 시즌 등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수출기업들은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PC 등이 17%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전년동월을 밑돌았다. 노동 집약 산업인 완구와 의류의 경우 수출이 모두 20% 가까이 감소했다.

국가와 지역별로 보면 대미 수출은 13% 감소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후퇴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도 10% 감소했다. 반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용 수출은 20% 뛰었다.

애플 공급사인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19로 인해 마비된 점도 수출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애플은 공장의 생산량 감축에 따라 아이폰14 프리미엄 모델의 출하량이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즈웨이 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저우 공장 사태를 언급하며 "수출 증가세가 부질한 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 차질은 물론 대외 수요의 부진을 모두 반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음 분기 중국의 수출이 더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캐피털이코노미스트의 지춘 황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이 다음 분기에 걸쳐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격적인 금융 긴축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소득의 부진이 내년 세계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도 타격을 입었다. 10월 중국의 수입 또한 2380억1000만달러(약 334조원)로 전년대비 0.7% 줄었다. 로이터는 방역 봉쇄로 짓눌린 내수 시장이 수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중국의 수입과 수출이 동시에 감소한 건 2020년 5월 이후 2년 5개월만이다.

무역 수지는 851억5000만달러(약 119조원)로 흑자다.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동반 하락하면서 흑자폭이 전월에 기록한 847억4000만달러 대비 0.9%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의 무역량이 급증하고 있다. 10월 중국의 대러 무역은 수출이 35%, 수입이 36%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대러 수출이 4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시라이 사유리 게이오기주쿠대학 종합정책학부 교수는 닛케이 논평에서 "중국의 수입은 미국과 다른 아시아에 대해서도 전년대비 침체하고 있다"며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이 에너지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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