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면 분노 못 참아, 난 감옥 갈 것"…유학생 아들 잃은 美부친 울분

"한국 경찰, 자신의 임무 다하지 못해…완전히 실망"

 

이태원 참사로 한국으로 유학 간 스무 살 아들을 잃은 미국인 아버지가 "한국 경찰에 완전히 실망했다"며 분노했다.

스티브 블레시(62)는 지난 2일 미국 애틀랜타 지역 매체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AJC)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사건 대응 방식을 지적했다.

스티브는 "내 아들과 함께 있던 다른 미국인이 (압사 사고로)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지난달 29일 스티브는 당시 형제로부터 이태원 소식을 전해 듣고, 황급히 아들 스티븐 블레시(20)에게 연락했다.

아들은 조지아 케네소 주립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3학년 학생으로, 이번 가을 학기부터 한양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간고사를 마치고 친구들과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은 스티븐은 압사 사고로 숨을 거뒀다. 스티븐 외에도 다른 미국인 희생자인 앤 마리 기스케는 켄터키대학교 학생으로, 스티븐과 친구였으며 함께 이태원에 간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브는 아들과 친구들이 외출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핼러윈 축제에 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에 그는 아들에게 "네가 밖에 나간 걸 알고 있다. 조심해라. 사랑한다"고 안부를 묻는 문자를 보냈다.

아무런 답장이 오지 않자 스티브는 아들에게 수 시간 동안 전화 연결을 시도했고, 전화를 받은 사람은 경찰관이었다. 이후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아들이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스티브는 "사람들이 서울에 갈 수 있으면 갈 거냐고 물었다. 서울에 가면 (분노를 참지 못해) 나는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가지 않고 대사관을 통해 화장한 아들의 유해를 집으로 송환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사건에 대응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화가 난다며 "한국 경찰에 완전히 실망했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티브는 전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코로나 규제가 완화된 후 (이태원을 찾는 사람들의)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국 경찰은 군중을 관리하는 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며 "내 생각에는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스티브는 "아들은 어딜 가든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놀라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우정을 매우 소중히 여겼고, 아들을 아는 모든 사람에게 훌륭한 친구였다"며 "삶은 계속 흐르겠지만 결코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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